조용하게 여유롭게 - 제주신라호텔
제주 특급호텔 3곳 성인 풀 비교 체험
어른 전용 물놀이터, 새 트렌드 이끌어
제주신라, 어른을 위한 휴식 레저 공간
켄싱턴 제주, 밤마다 뜨거운 힙합 파티
메종글래드, 제주도민의 바캉스 아지트
제주신라호텔은 2016년 성인 풀을 도입했다. 성인 풀은 바로 옆의 켄싱턴 제주 호텔보다 늦었다. 대신 차별 지점이 뚜렷하다.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사양한다. 조용하고 여유롭게 휴가를 즐기려는 어른을 겨냥한다. 오상훈 총지배인도 “단순한 성인 수영장이 아니라 어른만을 위한 힐링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성인 풀은 패밀리 풀 위에 있다. 계단을 올라야 하며, 계단 아래에서 19세 이하는 입장을 막는다. 풀 둘레에 카바나가 놓여 있고, 카바나 뒤로 야자나무가 서 있다. 아이들이 물놀이 하는 패밀리 풀이 바로 아래에 있지만, 동떨어진 공간처럼 느껴진다. 트롤리에 꽂힌 책에서 성인 풀이 지향하는 바가 읽힌다. 선 베드에 누워 책을 읽다 까무룩 낮잠에 드는 여유 말이다. 달빛 아래에서 유유히 수영을 즐겨도 좋겠다. 성인 풀은 자정까지 운영한다.
놀고 싶으면 놀면 된다. 성인 풀 아래에서 밤마다 라이브 뮤직 콘서트가 진행된다. 7월 28일부터 한 달간 플라멩코 공연도 열릴 예정이다. 성인 풀 옆의 풀사이드 바 2층도 어른을 위한 공간이다. 짬뽕이 유명하다.
광란의 푸른 밤 - 켄싱턴 제주 호텔
스카이피니티 풀은 개장과 함께 명물로 떠올랐다. 해가 지면 자정까지 옥상 수영장에서 파티가 열렸기 때문이다. 호텔은 아예 성인 풀 옆의 바를 클럽처럼 단장했다. DJ가 상주하며 EDM 음악을 틀었고, 힙합 공연이 수시로 열렸다. 대형 LED 볼과 레이저 조명이 제주도 푸른 밤을 어지러이 밝혔다. 호텔은 이 파티를 ‘스파티(sparty)’라고 불렀다.
파티가 시작하면 수영장은 클럽으로 변신했다. 화려한 수영복 차림의 젊은이들이 연신 몸을 흔들었다. 물에 들어가도 수영을 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아니 사람이 너무 많아서 수영을 하기도 힘들었다. 다른 시설과 차단된 공간에 있어 늦은 시간까지 소란을 피워도 별 탈이 없었다. 제주의 새로운 레저 문화가 이렇게 태어났다.
켄싱턴 제주 호텔의 스파티는 SNS에서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젊은 층 사이에서 ‘제주에서 가장 힙(hip)한 곳’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신생 호텔로서는 이 만한 홍보 효과가 없었다. 이윤규 총지배인은 “스파티의 인기에 힘입어 가족 단위 패키지상품도 잘 나간다”고 귀띔했다. 올 여름에도 스파티는 계속된다.
제주도민의 핫 플레이스 - 메종글래드 호텔
메종글래드 호텔에도 성인 풀이 있다. 패밀리 풀과 별도로, 길이 20m 폭 8m 수심 1.2m의 성인 온수 풀을 운영한다. 솔 향기 그윽한 정원 속에 어른만을 위한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다. 여느 특급호텔의 성인 풀보다 조금 이른 오후 11시에 문을 닫는다.
흥미로운 건 비투숙객도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특급호텔 수영장은 투숙객만을 위한 시설이게 마련인데, 메종글래드 호텔은 수영장을 완전히 개방한다. 대신 입장료를 받는다. 어른 2만5000원. 강석훈 총지배인은 “메종글래드 호텔이어서 가능한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메종글래드 호텔의 성인 풀은 제주도민의 대표적인 바캉스 명소인 셈이다.
7월에는 기존의 야외 수영장 캐주얼 펍 ‘비스트로 자왈’ 옆에 새로운 풀사이드 바가 문을 연다. 서울 청담동의 퓨전재즈 라이브 바 ‘겟올라잇’이 들어온다.
제주=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