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이래 처음 여성 공무원 비율 절반 넘었다

중앙일보

입력 2018.06.2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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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정부 수립 이후 69년 만에 처음으로 행정부 국가공무원의 여성 비율이 절반을 넘어섰다. 남성이 다수였던 공직 사회에 여초(女超) 시대가 열린 것이다.

여성공무원 비율 변화 추이. 자료=인사혁신처

조종묵 소방청장(왼쪽 첫 번째)이 정부세종2청사에서 여성 소방서장과 여성 소방공무원 복지정책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뉴스1]

 
인사혁신처는 2017년 말 현재 국가직 여성공무원 수는 전체 65만6665명 가운데 50.2%인 32만9808명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남성 공무원 육아 휴직도 처음으로 20%대에 도달했다고 인사혁신처는 설명했다. 인사혁신처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17년 행정부 국가공무원 인사통계’를 홈페이지(mpm.go.kr)에 공개했다.  
 
      <5급 이상 여성 공무원 비율, 자료: 인사혁신처>                                                       
  구분     ’87년     ’97년     ’07년     ’17년  
  여성인원     61         410         1,851         5,034      
  비율     0.5%     2.8%     9.1%     19.8%  
여성 공무원 비율은 30년 전인 1987년 25.2%에서 1997년 32.4%, 2007년 45.2%로 높아진 데 이어 지난해 남성공무원을 추월했다.  
다만 입법부, 사법부, 지방자치단체 등을 포함한 국가 전체 공무원 중 여성공무원 비율은 아직 46.0% 수준이다. 지자체 공무원의 여성 비율은 약 35%에 머물고 있다. 5급 이상 일반직 공무원 가운데 여성 비율도 1987년 0.5%(61명)에서 2017년 19.8%(5034명)로 급증했다. 특정직 여성공무원 비율도 지난 30년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3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여성 고위공무원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뉴스1]

 
업무 특성상 남성이 대부분이었던 경찰공무원은 1987년 여성이 1.2%(818명)에 불과했으나, 2017년 10.7%(1만 3558명)으로 높아졌다. 1987년 단 한명도 없던 여성 검사는 2017년 29.4%(613명)나 됐다. 교육공무원은 1987년 여성이 39.8%(9만 4324명)에서 2017년 71.0%(25만 7232명)로 증가해 여초 현상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혁신처, 행정부 국가공무원 여성비율 50.2%
5급 이상 공직자 가운데 여성비율도 19.8%로 급증
지자체 여성 공무원 비율은 약 35% 수준 머물러

<특정직 여성공무원 비율 변화, 자료:인사혁신처>
  구분     ’87년     ’97년     ’07년     ’17년  
  여성인원     비율     여성인원     비율     여성인원     비율     여성인원     비율  
  외무     15         1.5%     38         3.3%     170         11.9%     656         35.3%  
  경찰     818         1.2%     1,549         1.7%     5,907         5.7%     13,558         10.7%  
  소방     0         0.0%     0         0.0%     7         3.3%     22         3.9%  
  검사     0         0.0%     16         1.5%     220         13.6%     613         29.4%  
  교육     94,324         39.8%     142,610         49.9%     223,624         64.2%     257,232         71.0%  
 
 
여성공무원의 4급과 5급 승진비율은 지난 10년간 약 2.8배 증가했다. 4급으로 승진한 여성 비율은 2007년 6.1%에서 2017년 17.2%로 상승했으며, 5급으로 승진한 여성 비율은 2007년 8.5%에서 2017년 24.6%로 높아졌다.

이와 함께 육아휴직 인원(교원 제외) 중 남성공무원은 2009년 386명에서 2017년 1885명으로 약 4.9배 증가하는 등 지난해 처음으로 육아휴직 인원 중 남성 비율이 20%를 넘어섰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여성 공무원 비율이 높아진 것은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진 데다 정부가 여성 관리자 임용확대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온 결과”라며 “특히 육아휴직 등 복지 체계가 잘 갖춰진 공직 사회에 대한 여성들의 선호도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성 공무원이 교원 등 일부 분야에 편중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7년 말 기준 51부처·기관 가운데 여성 비율이 50% 이상인 곳은 교육부(70.4%), 여성가족부(70.0%) 등 7곳이다. 올해 서울 지역 초등교사 임용 합격자 중 여성 비율은 88.9%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2017년 기준 경찰청(13.1%), 법무부(15.8%) 등 일부 기관은 여성 비율이 20%도 안 됐다. 정부는 여성 고위 공무원(2급 이상) 비율도 종전 6.1%에서 2022년 10%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김판석 인사혁신처장은 "국가직 공무원 중 여성 비율이 사상 최초로 50%를 넘었다는 것은 양성평등 관점에서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면서도 "여성 관리자가 부족하고 업무 영역별로 성별 간 불균형이 있는 점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했다.  
 
세종=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