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운전은 운전자가 주변의 위험 상황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27일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최근 3년간(2015~17년)의 졸음운전 사고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졸음운전 사고의 치사율(사고 건수 대비 사망자 수)은 4.0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2.0명)의 2배였다.
교통안전공단, 최근 3년 사고 분석
최근 3년간 졸음운전 치사율 4.0명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의 2배 달해
7~8월 졸음운전 사고, 전체의 20%
에어컨 켜 차내 CO2 농도 높아진 탓
"언제 잠들지 몰라..졸리면 휴식 필요"
졸음 사고 예방 장치 개발도 가속도
졸음운전에는 계절적 요인도 많이 작용한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8월에 졸음운전 사고가 가장 잦다. 전체 졸음운전 사고(7136건) 중 7~8월이 1308건으로 20%에 육박했다. 사망자도 54명이나 됐다.
공단의 김민우 연구원은 "차량 실내에서 에어컨을 과다하게 사용할 경우 실내 이산화탄소(CO2)량이 증가해 졸음을 유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추위 탓에 히터를 많이 켜는 겨울철에도 졸음운전 사고가 적지 않다.
하지만 졸음운전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공단이 2015년 고속도로 운전자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9.5%가 "졸음운전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이들 중 19%는 실제로 사고 위험에 처했다가 간신히 모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많은 운전자가 졸리더라도 잠깐 참으면 된다며 운전을 계속하지만, 언제 잠에 빠질지 몰라 대단히 위험하다"며 "조금이라도 졸음이 느껴지면 휴게소나 졸음쉼터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졸음운전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졸음사고 모니터링 장치'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공단은 지난해 4월 '버스 졸음운전 경고 장치'를 개발해 수도권의 광역버스 5대에 시범운영을 한 데 이어 최근에도 2차 시범운영을 진행 중이다.
운전대 주변에 설치한 모니터링 장비와 운행정보 프로그램이 운전자의 운전행태를 점검하고, 통합제어장치가 이 정보를 분석해 졸음운전으로 판단되면 운전자의 팔에 부착한 밴드에 강한 진동을 줘 졸음을 막는 방식이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