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사는 지난해 11월 한국e스포츠협회 자금 유용 의혹과 관련해 전병헌 전 정무수석이 물러난 뒤 7개월 만의 청와대 개편이다. 규모로는 8명의 수석 중 3명이 교체된 중폭 인사다. 그러나 경제정책을 주도해 온 정책실만 놓고 보면 사실상의 문책성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소득주도성장·일자리 빨간불
새 경제수석에 정통관료 윤종원
일자리 정태호, 시민사회 이용선
“장하성 정책실장 유임됐지만
성과 못내면 연말에 추가 인사”
그러나 문 대통령이 최우선 정책으로 내건 일자리 등 주요 취업·소득·분배 지표에는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이를 주도한 ‘경제 원투 펀치’를 이례적으로 동시에 교체했다는 점에서 경질로 평가되는 이유다. 또 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밝혀 여론이 의아해 했는데 당시 대통령에게 논란거리가 될 통계치 근거를 제시한 이가 홍장표 수석이었다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돌았다. 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정책에 속도를 내기 위한 개편일 뿐”이라며 “홍장표 수석을 소득 주도 성장 특별위원장으로 선임해 소득 주도 성장의 중장기 밑그림을 그리라는 문 대통령의 특명을 부여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청와대 내부에선 연말 추가 개편설까지 나왔다. 한 핵심 관계자는 “교수 출신 수석 2명을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윤종원)과 대통령의 측근 정치인(정태호)으로 교체한 것은 장하성 정책실장에게 추진력을 준 것”이라며 “소득 주도 성장의 상징성 때문에 장 실장 교체는 염두에 두지 않았지만 이번 인사의 진짜 의미는 연내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추가 인사가 있을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하승창 수석의 후임으로 임명된 이용선 수석은 문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하는 데 발판이 됐던 ‘혁신과 통합’ 대표를 지낸 ‘동지 그룹’이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