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상북도는 이러한 조사 결과를 엮어 전국 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어류생태도감을 발간했다. 우리 동네 하천엔 어떤 민물고기가 살까.
지류 하천 곳곳 70여 종 서식 확인
경북 2년 조사 끝에 어류도감 펴내
상주·의성, 잡식성 붕어·잉어 살고
성주엔 천연기념물 꼬치동자개도
먹성이 좋아 흔히 물속의 ‘돈(豚·돼지 돈)고기’라고 불리는 ‘돌고기’도 있다. 입에 한 쌍의 수염을 가진 모습이 돌고기의 특징. 주요 서식지는 돌이 많은 문경시 창동 영강이다. 다른 물고기와 달리 특이한 산란 습성을 가졌다. 천적인 ‘꺽지’의 알 틈에 산란한다. 꺽지는 바위 밑에 산란한 알을 지키는 부성애(父性愛)가 강한 어류다. 돌고기는 꺽지의 부성애를 이용해 자신의 알이 다른 천적으로부터 희생되는 것을 최소화한다.
봉화군 춘양면 월오천에는 영화 제목으로 유명한 ‘쉬리’가 산다. 쉬리는 물이 깨끗하고 물살이 빠른 곳을 좋아한다. 지느러미에 3줄의 검은 띠가 있는 것이 특징. 쉬리는 우리나라 고유어종이다.
각시붕어는 몸 색깔이 새색시처럼 아름답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몸길이가 5㎝ 정도로 작다. 하지만 관상어로서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인정받는다. 지난 2015년 세계아쿠아펫박람회 관상어 경쟁부문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3위에 입상하기도 했다. 경북 토속어류산업화센터는 종 보존 등을 위해 2016년 완전 양식을 국내 처음 성공했다.
‘잘생긴’ 민물고기 ‘칼납자루’도 경북 동네 하천에 산다. 문경시 마성면 조령천이 활동지다. 몸 전체가 마치 하나의 수묵화를 연상케 하는 묘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게 특징이다. 조개에 산란을 하는 특이한 습성의 ‘참중고기’도 의성군 위천에 있다. 최근 하천 공사가 빈번해지면서 민물조개 수가 줄어들고 있다. 이에 참중고기 개체 수가 같이 감소하는 상황이다.
천연기념물 제455호는 ‘꼬치동자개’다. 성주군 수륜리 대가천 회천·김천시 어모면 아천 감천이 서식지다. 귀한 몸값처럼 입맛이 고급스럽다. 동네 하천에 살지만, 새우류를 즐긴다고 한다.
야행성도 있다. 낮에는 돌이나 바위 밑에 숨어 지내다가 밤이 되면 먹이를 찾아 활동하는 ‘자가사리’가 주인공이다. 봉화군 소천리 운곡천에 가면 많이 보인다.
등에 가시가 돋아 있는 ‘가시고기’라는 물고기도 있다. 가시고기는 수컷이 집을 짓고 암컷이 산란하고 떠나면 새끼가 부화할 때까지 먹이를 먹지 않고 보호하는 게 특징이다. 부화하면 자신은 죽어 새끼들의 먹이가 되는 강한 부성애를 가졌다. 영천시 임고면 금호강에 가면 볼 수 있다.
부성애가 가시고기 못지않은 버들붕어도 구미시 선산읍 봉곡천 감천에 산다. 산란 시기 체색이 아름다워 흔히 꽃붕어라 불리는 민물고기다. 암컷이 산란하게 되면 수컷은 입으로 알을 물어 부화할 때까지 돌본다.
박재민 경북 토속어류산업화센터 박사는 “서식지별 민물고기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지역의 교육·관광자원으로 활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