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양현석의 반 발짝 패션(20)
최근에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는 것)’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중년에게 소확행은 무엇일까? 가족의 생계를 위해 자신의 행복은 잠시 내려두고 지금까지 살아온 중년이 많을 것이다. 앞으론 자신 삶의 방식을 찾아 인생 후반부를 즐기려는 욕구가 강해지리라.
프랑스에서 풍요로운 시대를 일컫는 ‘벨 에포크(belle époque)’가 있다. 19세기 말부터 제1차 세계 대전 발발 전까지 번창했던 파리의 한 시대를 일컫는 말이다. 예술, 문화가 융성하고 멋진 복장을 한 신사 숙녀가 넘쳐 흘렀던 시대였다.
지금은 그때보단 못 하지만 1900년대 초의 파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 시대를 벨 에포크, 즉 ‘좋은 시대’라고 불렀다. 패션도 이 시기에 다양한 변화와 실험이 이뤄졌다. 영화, 바캉스, 여행과 같은 여가활동에 대한 관심도 커지기 시작했다.
소확행 위해 국내외로 떠나는 중년들
목적지가 어디든 그곳에서 자신이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완전히 극 중에 몰입하는 배우가 되어야 한다. 여행은 떠나서 즐거운 것도 있지만 준비하면서 기대하고 설레는 즐거움도 있다.
간단한 의상과 소품으로 바캉스에서 주인공이 되어보자.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몇 가지 준비로도 충분히 주인공이 될 수 있다. 평상시 중년이 반바지를 입기는 무척 부담스럽다. 유일하게 이런 시선에서 벗어나도 되는 시간이 바로 바캉스다. 짧은 반바지보다 기장이 10.5인치 정도의 길이면 적당하다. 무릎 위까지 내려오는 길이다.
반바지가 없다면 그냥 면바지도 상관없다. 셔츠는 자연스러운 외관을 연출할 수 있는 면이나 리넨이면 좋다. 굵은 스트라이프나 가로 스트라이프도 시원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좀 더 과감하게 무늬가 크게 들어간 프린트 셔츠도 입어보자.
샌들은 양말 신지 말아야
양현석 세정 브루노바피 브랜드 디자인 실장 yg707@sej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