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의 울림 있는 한 마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중앙일보

입력 2018.06.20 04:33

수정 2018.06.2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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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베테랑 미드필더 구자철이 19일 대표팀 회복훈련에 앞서 심경을 밝히고 있다. 임현동 기자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구자철(29ㆍ아우스크부르크)이 러시아 월드컵 본선 첫 승을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스웨덴과 첫 경기 패배 이후 가라앉은 대표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베테랑의 묵직한 한 마디다.
 
구자철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표팀 베이스캠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첫 경기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진 못했지만, 아직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고, 포기할 수도 없다”면서 “첫 경기가 틀어져 심적으로 쉬운 상황은 아니지만, 그래서 멕시코를 더 이기고 싶다.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구자철은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에서 열린 스웨덴과 본선 F조 첫 경기에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재성(전북)과 삼각형 형태의 중원을 구축하고 공-수 지원에 나섰지만,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스웨덴에게 줄곧 밀리던 한국은 후반 20분 상대 주장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에게 페널티킥 골을 내줘 0-1로 졌다. 구자철은 후반 28분 공격수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와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월드컵을 위해 4주간 쉬지 않고 달려왔다. 초점을 스웨덴전에 맞췄는데,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 아쉽다”고 언급한 그는 “볼리비아전 이후 4-3-3 포메이션으로 꾸준히 준비하면서 수비 훈련을 많이 했는데, 공격 지역에서 골을 넣지 못한 게 결과적으로 패인이 됐다”고 원인을 짚었다. 이어 “후반에 한 골을 내주면서 우리는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야했고, 상대는 여유를 찾았다”면서 “경기를 어렵게 끌고가다보니 체력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19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대표팀 베이스캠프에서 열린 회복훈련에서 구자철(오른쪽)이 기성용과 함께 그라운드를 뛰고 있다. 임현동 기자

 
오는 24일 0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만날 멕시코에 대해 구자철은 “오스트리아를 오가며 선수들끼리 멕시코의 정보도 상당부분 공유했다”면서 “멕시코가 첫 경기에서는 우리가 가진 자료와 다르게 나왔는데, 이번 경기를 앞두고 분석이 일부 달라질 것 같다”고 했다.  
 
구자철은 스웨덴전에서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몇몇 선수들에게 비난이 집중되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장)현수처럼 실명을 거론하면서 기사가 나온 것에 대해서는, 아직 두 경기가 남아 있고 (장)현수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안타깝다”고 운을 뗀 그는 “월드컵처럼 큰 무대에서 좋은 결과를 통해 희열을 느끼고 싶어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잘 안다”고 말했다. 이어 “첫 경기 결과가 좋지 않으니 선수로서 감내해야 할 부분이 있다. 그래서 멕시코전을 더 이기고 싶다. 선수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멕시코전은 16강 진출 여부를 떠나 국민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라 밝힌 구자철은 “선수들이 팀으로 뭉쳐서 국민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경기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러시아 월드컵 본선 F조 스웨덴과 첫 경기에서 구자철이 슈팅한 뒤 빗나가자 아쉬워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