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갈까’ 식사 때마다 고민이라면 소문난 미식가들이 꼽아주는 식당은 어떠세요. 가심비(價心比)를 고려해 선정한 내 마음속 최고의 맛집 ‘심(心)식당 ’입니다. 이번 주는 롯데호텔 박인 재무팀장이 추천한 ‘스시아메’입니다.
“푸짐한 인심에 세심한 서비스까지”
2013년 4월 아내의 생일을 기념해 맛집을 검색하던 그에게 유명 맛집 블로거들 사이에서 회자되던 스시아메가 눈에 띄었다. 아내와 초등학교 1학년인 아이를 데리고 방문했는데 셰프가 먼저 “애가 먹으면 얼마나 먹겠냐. 어른 둘만 주문하면 알아서 주겠다”고 했다. 두 번째 방문에서도 작은 감동은 계속 됐다. 호텔에 근무하는 만큼 서비스도 중히 여겼던 박 팀장은 다시 찾은 자신을 바로 기억하고 말을 건네는 박 셰프의 인지 서비스에 만족하며 단골이 됐다. 이후 카운터에 앉아 셰프와 얘기하며 스시를 먹고 술잔을 기울이다 보면 종종 영업 종료 시간을 넘긴다고 한다. 박 팀장은 “사람 입맛이 다 똑같은지 연예인도 종종 볼 수 있다”며 “미리 주문하면 계절 보양식도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생선에 따라 밥·와사비 양도 달라져야”
한국형 일식집에서 요리하던 그는 동부이촌동의 유명 일식집 ‘기꾸’(*현재 방배동으로 이전)에서 일하며 본격적으로 스시에 빠지게 됐다고 한다. 박 셰프는 “이전까지 일했던 한국형 일식당들에선 스시보다 요리 위주였는데 기꾸에서 3년간 일하며 스시만의 매력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기꾸는 제철 생선과 조개류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다양한 식재료를 경험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네타(스시에서 생선을 가리키는 말)’에 따라 와사비(고추냉이)나 샤리(스시에 사용되는 밥)의 양을 달리 해야 한다는 것 등 스시에 대해 하나씩 배워가는 과정이 즐거웠다. 시간이 지나면서 박 셰프를 찾는 단골도 늘었다.
[송정의 심식당]
박인 롯데호텔 재무팀장 추천 ‘스시아메’
하루 두 번 노량진서 직접 재료 공급
제철 식재료, 그 중에서도 되도록 자연산을 고집한다. 박 셰프는 “자연산이 양식보다 재료 특유의 단맛이 강해 맛이 좋다”고 설명했다. 네타의 종류도 다양하다. 요즘 같은 6월엔 코끼리조개·단새우·관자·참돔·참치 뱃살·고등어 등 네타의 가짓수만 18가지가 넘는다. 그는 “가게를 찾은 손님이 여러 종류의 스시를 골고루 맛볼 수 있도록 다양한 네타를 준비해 둔다”고 했다. 점심엔 20~22점, 저녁엔 23~24점을 낸다. 샤리는 다른 스시야보다 단맛이 덜하다. “초의 비율을 높이고 단맛을 줄이면 재료 본연의 풍미를 느끼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의자 6개 뿐인 아주 작은 스시야가 꿈"
박 셰프는 가장 기분 좋은 순간으로 “맛있다” “잘 먹었다”며 손님이 먼저 인사할 때를 꼽았다. 그 말 한마디에 힘을 내 매일 스시를 만든다고. 그에겐 꿈이 하나 있다. 10년 동안 최선을 다해 스시아메에서 일한 후 지금보다 더 작은 식당을 여는 것이다. 박 셰프는 “남들이 볼 땐 지금 가게가 작게 느껴지겠지만 혼자 모든 고객을 감당할 수 없는 나로선 너무 크게 느껴진다”며 “10년 후 아이가 성인이 되면 6석 규모로 나와 단골들만을 위한 놀이터 같은 식당을 열고 싶다”며 웃었다.
스시아메는 설·추석을 제외하고 연중무휴다. 점심 스시코스 5만원, 저녁 스시코스 6만5000원, 저녁 오마카세 11만원이다. 점심은 오전 11시30분부터 3시까지, 저녁은 5시30분부터 10시까지 운영한다.
글=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사진=전유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