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호랑이는 한국 호랑이, 시베리아 호랑이라고도 부르는데요. 과거 한반도에 살았지만 현재는 북한 함경도에 소수 살고 있는 걸로 추정되죠. 서울동물원에서 백두산 호랑이가 탄생한 것은 2013년 10월 3마리 번식 이후 5년 만입니다. 호랑이는 보통 한 번에 2~3마리의 새끼를 낳는데 4마리가 태어난 것도 세계적으로 희귀한 사례예요.
세계적으로 시베리아 호랑이의 순수혈통은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WAZA·World Association of Zoos and Aquariums)'가 관리하는 '국제 호랑이 혈통서'에 등록한 개체만 인정됩니다. WAZA는 세계 동물원·수족관이 종 보전과 동물복지를 위해 만든 협회로, 매년 등록된 호랑이의 번식·이동·폐사 등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유전자 분석자료를 통합관리하는 등 순수혈통을 엄격하게 관리하죠. 아기 호랑이들의 부모인 조셉(8·수컷)과 펜자(9·암컷) 모두 국제 호랑이 혈통서에 등록돼 있어요.
7시간에 걸쳐 4마리를 낳은 펜자는 이번이 세 번째 출산이었는데요. 평소 소고기·닭고기 등 하루 3~4㎏였던 먹이량을 출산 후 5~6㎏으로 늘렸죠. 다양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양고기, 소 생간 등 특별식과 비타민·철분 같은 영양제도 받는 등 특별 관리를 받고 있어요.
호랑이는 젖을 떼는 데 길게는 6개월이 걸리고, 그 후에는 다진 고기로 이유식을 합니다. 아기 호랑이들은 먹이를 먹는 법이나 걸음마를 비롯해 호랑이다운 여러 가지 행동을 배우는 동안 엄마와 함께 있죠. 번식 성공 보고는 이미 했고, 7월 중 혈통서에 등록할 계획이에요. 아직 이름은 짓지 않았는데, 함 사육사는 “호랑이 이름은 공모를 받거나 사육사들이 시대·상황에 맞춰 짓는다”고 말했어요. 서울대공원은 아기 호랑이들이 젖을 떼고 동물사에서 환경 적응기를 거친 뒤 내년 초쯤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입니다.
반달가슴곰을 부르는 RM·CF 등의 관리 코드 이니셜은 개체의 원산지 및 성별을 뜻합니다. R(Russia)은 러시아, C(China)는 중국, K(Korea)는 한국, F(Female)는 암컷, M(male)은 수컷을 말해요. 종복원기술원 남부복원센터 김정진 팀장은 “이번에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새끼는 한국에서 낳은 곰이므로 K가 붙는다”고 설명했죠.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개체군의 유전적 다양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5년부터 인공수정 방식을 연구했습니다. 지리산 반달가슴곰이 자연 번식을 통해 개체 수가 늘며 56마리(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새끼 불포함)에 이르렀지만, 세력이 우세한 몇몇 개체만 번식에 참여해 같은 부모의 새끼들만 계속 태어나는 등 유전적 다양성이 떨어졌기 때문이에요.
세계적인 희귀종인 판다의 경우 중국 등에서 수십 년 동안 인공수정을 시도해 왔는데, 지난 2006년에서야 최초로 성공했어요. 성공률이 25% 미만에 불과하죠. 미국 신시내티동물원과 스미스소니언 연구소에서도 각각 북극곰과 말레이곰을 대상으로 2008년부터 인공수정을 시도하고 있으나 새끼를 출산한 적은 없습니다.
이번에 인공수정으로 출생한 새끼 1마리는 8~9월경 증식장 인근의 자연적응훈련장으로 옮겨져 야생 적응 훈련을 받게 되는데요. 이때 발신기를 부착하며 관리 코드를 받죠. 김 팀장은 “보통 먹이가 많은 가을에 방사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발육 상태, 개체 성향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후 구체적인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글=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사진=서울대공원·국립공원관리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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