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유재욱의 심야병원(21)
나 : 평발입니다.
환자 : 뭐라고요? 나는 평발이 아닌데요. 이것 보세요. 발 안쪽 아치가 깊숙이 들어가 있잖아요.
나 : 물론 앉아서 발을 들여다보면 발 안쪽 아치가 움푹 들어가 있을지 모르지만, 서서 발에 몸무게가 실리는 순간 아치가 내려앉는 거예요. 그러니까 본인은 자기가 평발인지 잘 모를 수 있어요.
이런 발 이상을 ‘기능성 평발’이라고 부르는데 환자분만 그런 것이 아니라 40대가 되면 누구나 발 안쪽 아치가 몸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게 돼요. 40대가 되면 노안(老眼)이 오면서 가까운 것을 보기가 힘들어지죠? 발도 마찬가집니다. 그 나이가 되면 노족(老足)이 오는 거죠.
환자 : 그래도 나는 별 증상이 없는데요? 안 아프면 괜찮은 거 아닌가요?
나 : 평발이 된다고 해서 금방 몸에 이상이 오는 것은 아니에요. 발에 충격흡수 장치가 없어졌기 때문에 그 충격이 고스란히 무릎으로 전해져서 무릎관절염이 슬슬 시작돼요. 또 발에도 문제를 일으켜서 여러 가지 발의 질환을 일으킵니다.
환자 : 나이 들어 평발이 된 것도 억울한데 발에 문제가 생긴다고요?
나 : 네. 중년에 발에 생길 수 있는 이상은 매우 다양하지만 ‘기능성 평발’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 중 흔한 것 세 가지만 알려드릴게요.
족저근막염도 평발로 인해 생기는 질병
결국 평발이 되면서 생기는 질병이다. 특징적으로 아침에 첫발을 디딜 때 발꿈치 안쪽에 통증이 있어 발을 절다가 조금 걷다 보면 괜찮아지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는 무지외반증(拇趾外反症)이다. 이런 발의 변형은 엄지발가락 관절이 튀어나오면서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틀어지는 질환이다.
이병은 유전성이 강해 부모가 그러면 자식도 무지외반증이 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것 역시 평발과 관련돼 있다. 아치가 무너지면서 발이 안쪽으로 내려앉으면 엄지발가락은 반대방향으로 힘을 받게 마련이다.
세 번째는 지간신경종(指間神經腫)이다. 이 질환도 평발과 관련이 있다. 평발이 되면 발 안쪽 종(縱)아치만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발 앞쪽 횡(橫)아치도 무너져서 발볼이 넓어진다. 중년이 되면 20대 때 신던 신발이 안 맞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발이 커진 것이 아니라 발볼이 넓어진 것이다.
발볼이 넓어지면 발가락뼈 사이를 지나가는 신경이 자극을 받아 부풀어 오르는데 이것을 신경종이라 부른다. 특징적으로 걸을 때 발바닥 앞쪽에 통증이 있고, 타는 듯한 통증이거나 저린 느낌이 든다. 특히 하이힐이나 발볼이 좁은 구두를 신었을 때 심해지고 신발을 벗고 주무르면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환자 : 선생님 그러면 앞으로 계속 아플 수밖에 없는 건가요? 어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유재욱의 한마디
1. 골프공 굴리기
골프공을 발바닥으로 하루에 10분씩만 굴려보자. 소파에 앉아서 TV 볼 때 장난치듯이 발바닥으로 골프공을 굴리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렇게 하면 족저근막이 활성화해 족저근막염의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또 족저근막은 발의 내측 아치를 지탱해주는 역할을 하므로 나이가 들어 평발로 진행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무지외반증이나 지간신경종도 개선될 수 있다.
2. 좋은 신발 고르기
발의 스프링이 망가졌다면 발이 망가지지 않게 튼튼한 신발로 발을 보호하고, 발에 맞는 깔창을 깔아서 발에 인공스프링을 달고 다니면 된다. 눈이 나빠져 잘 안 보이면 안경을 맞추듯이 발이 평발이 돼 충격흡수 기능이 떨어지면 깔창을 맞추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골프공을 발바닥으로 하루에 10분씩만 굴려보자. 소파에 앉아서 TV 볼 때 장난치듯이 발바닥으로 골프공을 굴리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렇게 하면 족저근막이 활성화해 족저근막염의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또 족저근막은 발의 내측 아치를 지탱해주는 역할을 하므로 나이가 들어 평발로 진행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무지외반증이나 지간신경종도 개선될 수 있다.
2. 좋은 신발 고르기
발의 스프링이 망가졌다면 발이 망가지지 않게 튼튼한 신발로 발을 보호하고, 발에 맞는 깔창을 깔아서 발에 인공스프링을 달고 다니면 된다. 눈이 나빠져 잘 안 보이면 안경을 맞추듯이 발이 평발이 돼 충격흡수 기능이 떨어지면 깔창을 맞추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유재욱 재활의학과 의사 artsme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