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성공’이란 도식으로만 보면 그의 도전은 실패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정당들 간의 이전투구, 가짜뉴스와 인신공격 등으로 혼탁했던 선거판에서 그의 도전은 신선한 충격파를 몰고 왔다. 동네 주민들 사이에선 ‘차윤주 열풍’이 불었다. ‘뜻깊은 실패’라고 할 만했다.
서울 금천구에 출마한 곽씨는 ‘무공해 선거운동’을 표방했다. 유세차량을 쓰거나 문자폭탄을 보내지 않았다. 말하기보다 듣는 유세를 한다며 사람들 손을 맞잡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방식을 택했다. 그렇게 네 후보가 얻은 표는 총 6610표. 수십~수백표로 당락이 갈리는 구의원 선거에서 절대 작지 않은 숫자다.
지역 주민들이 표를 준 이유는 뭘까. 상식적인 공약과 때 묻지 않은 선거운동에 답이 있다. 기성 정치인들이 주민 상식과는 괴리된 방식으로 말하고 행동했다는 방증이다. 구의회에 입성하면 시의회 입성 생각, 시의원이 되면 중앙 정치 무대 진출에 혈안인 기초의원들이 비일비재하다. 당적을 가진 기초의원들이 선거철만 되면 구 살림 챙기기보다는 지역 국회의원의 선거운동원으로 변질하는 사례도 넘쳐난다. 선거는 끝났고 차씨 등 4명의 청년은 일상으로 돌아간다. 4년 후 이들이 재도전할지도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이들이 기성 정치권에 던진 메시지는 묵직하다. 선거 기간에만 민심 탐방에 나서는 정치인, 그 모습을 답습한 기초의원에게 유권자가 더는 표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만으로도 이들의 도전은 아름답다.
박태인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