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밤 제주시 이도동 선거캠프에서 TV를 통해 당선 확정 소식을 접한 원 지사는 “정당과 정치 논리를 뛰어넘는 협치로 4년간 제주 발전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권력에 의지하는 게 아니라 도민 여러분만 의지하고 도민만 바라보며 가겠다”고도 다짐했다. 또 “성장의 열매가 도민들께 돌아가도록 제주도의 미래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청년 일자리 확대에 집중할 생각이다. 제주의 지리적 특징을 고려해 공공 부문 정규직 일자리를 대폭 늘릴 방침이다. 원 지사는 “제주는 대기업이 없고 산업 구조상 이른 시일 안에 민간 분야에서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어렵다”며 “임기 내 공공 부문 정규직 청년 일자리 1만개를 만들고 청년수당을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유년시절 가난해도 큰 가치를 지향하라는 부모의 가르침을 받고 평생을 따라왔다. 이 가르침은 정치인으로 그가 성장하는 버팀목이 됐다. 전형적인 모범생이던 그는 대학 시절 독재로 민주주의가 무참히 훼손된 현실을 마주하며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또 노동자들을 위해 야학에 나서고 노동운동에 투신하며 처절한 현실을 몸소 체험했다. 이후 원 지사는 사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공익을 실천하기 위해 사법시험을 준비, 2년 만에 수석 합격했다.
국회의원 시절에는 개혁파‧소장파로 활약했다. 2004년 약 16만 명이 숨진 인도네시아 쓰나미(지진해일) 참사, 그해 말 호남을 덮친 폭설, 2010년 아이티 대지진 현장 등에서 자원봉사를 하기도 했다.
원 지사가 무소속으로 당선되면서 정당보다 인물과 괸당(친·인척이라는 뜻의 제주 사투리)이 통한다는 제주 투표판의 특징이 다시 확인됐다. 역대 제주지사 당선자 중 제1회(신구범) 제4회(김태환) 제5회(우근민) 등 3 명이 무소속 당선자다. 지리적 영향으로 정당색이 약해 인물 중심으로 선거판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