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터지면 스웨덴 잡는다

중앙일보

입력 2018.06.14 00:08

수정 2018.06.14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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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철(왼쪽), 오반석(가운데) 등 축구 대표선수들이 13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숙소 인근 호수공원을 산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스웨덴의 경기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공격은 한국이, 수비는 스웨덴이 다소 앞선다. 전반적인 경기력은 스웨덴의 우세지만, 손흥민(26)의 골 결정력이 살아날 경우 한국이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손흥민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한다’는 단서를 달아, 한국이 스웨덴과 첫 경기에서 승점 3점을 거머쥘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빅데이터로 분석한 조별리그 F조
한국, 스웨덴에 골결정력 앞서
스트라이커 골 결정력이 중요 변수

축구 전문 분석업체 팀 트웰브가 만든 빅데이터 기반 승부 예측 프로그램 ‘알파볼’에 따르면, 신태용 감독(48)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경쟁력은 러시아 월드컵 32개 본선 참가국 가운데 26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F조의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1무2패의 성적으로, 독일-멕시코-스웨덴에 이어 조 최하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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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볼은 축구 한 경기에서 추출 가능한 2000여 가지 데이터 중, 공격 성공률·득점 및 실점 루트 등의 20여 가지 핵심 정보를 바탕으로 승부를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알파볼이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데이터를 추출한 대상 경기는 지난 3월부터 6월10일까지 본선 참가국이 치른 A매치다. 한국은 이 기간 6경기를 치러 1승1무4패를 기록했다. 6골을 넣고 10골을 내줬다. 한국이 1승 제물로 꼽고 있는 스웨덴은 같은 기간 네 경기를 치렀다. 2무2패로 1승도 거두지 못했고, 1득점에 3실점을 기록했다.
 

러시아에 입성하는 대표선수들을 응원하러 나온 교민. [연합뉴스]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점수로 환산한 ‘알파볼 포인트’(10점 만점)에서 한국은 3.7점에 그쳤다. 한국이 속한 F조에서는 독일(7.5점), 멕시코(6.0점), 스웨덴(4.1점)에 이어 최하위다.  


경기력을 구성하는 핵심요소를 공격력·골 결정력·수비력·골키퍼 방어력 등 네 가지로 나눴는데, 한국이 스웨덴에 앞서는 건 골 결정력 하나였다. 한국은 3.1점(만점 10점)을 받아 2.6점의 스웨덴을 제쳤다. 공격력과 수비력은 양 팀이 대동소이했고, 골키퍼 방어력에선 스웨덴이 7.8점으로 한국(6.8점)에 앞섰다.
 
한국의 골 결정력을 끌어올린 키 플레이어는 두말할 필요 없이 손흥민이었다. 슈팅·유효슈팅·참여율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박정선 팀 트웰브 대표는 “한국이 전반적인 경쟁력에서는 스웨덴에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격차는 크지 않다”며 “한국이 공격 마무리 단계(슈팅)에서 손흥민에게 상당 부분을 의존하는 만큼, 손흥민이 평가전에서 보여줬던 것 이상의 골 결정력을 발휘한다면 스웨덴을 이길 가능성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스웨덴의 공격의 핵인 에밀 포르스베리는 골 결정력에선 손흥민에게 다소 밀렸지만, 패스·수비 가담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공중볼 처리 능력과 드리블은 두 선수가 엇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트페테르부르크=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