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비브리오패혈증 환자, 관절수술 덕에 살았다

중앙일보

입력 2018.06.12 15:51

수정 2018.06.1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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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브리오패혈증 균

50대 인천의 남성이 관절염 수술 때문에 치명적인 감염병인 비브리오패혈증의 화를 면하게 됐다. 관절 수술을 받으려 입원했다가 열이 나서 감염 사실을 알게 돼 즉시 치료함으로써 비브리오패혈증이 거의 다 나았다고 한다.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은경)는 인천에서 올해 비브리오패혈증 첫 환자가 나왔다고 12일 발표했다. 이 환자는 B형간염을 동반한 간 경화를 앓고 있는 인천 거주 남성(59)이다. 
 
 이 환자는 비브리오패혈증에 감염된 줄 모른 채 인천의 한 병원에 관절 수술을 받으려고 입원했다. 입원 후 몸에서 고열이 나자 의료진이 간 경화 환자인 점을 염두에 두고 비브리오패혈증을 의심해 검사한 결과, 9일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 병원에서 즉시 항생제 치료에 들어갔고 혈압을 올리고 수액을 투여한 덕분에 패혈증에서 회복됐다. 

비브리오패혈증 연도별 현황

 
비브리오패혈증은 간 질환자, 알코올 중독자, 당뇨병 등을 앓는 환자에게 주로 발생한다. 감염자의 50%가 숨질 정도로 무서운 감염병이다. 이 환자도 집에 계속 있었다면 병세가 악화한 채 발견돼 자칫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다고 한다. 지난해 43명이 감염돼 22명이 숨졌고, 2016년에는 56명이 감염돼 12명이 숨졌다. 2014년에는 61명이 감염돼 40명이나 숨졌다. 

올해 첫 비브리오패혈증 환자 발생
인천 59세 간경화 남성 환자
감염 모른 채 관절수술 입원했다 발견
비브리오패혈증은 치사율 50%

비브리오패혈증 예방하려면

 
 비브리오패혈증은 해산물을 먹거나 상처가 바닷물에 닿을 경우 감염된다. 해산물을 요리하다 도마나 칼을 제대로 세척하지 않아 다른 음식물로 옮겨서 감염되기도 한다. 새우에 찔려서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 
 
질본 조사에서 이 남성은 회를 비롯한 해산물을 먹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질본은 이 남성의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조회하는 한편 가족을 상대로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비브리오패혈증은 6~10월에 발생하며 9월에 절정을 이룬다. 올해 3월 전남 여수시 바닷물에서 비브리오패혈증 균이 처음 검출된 후 전남·경남·인천·울산의 바닷물에서 지속적으로 검출되고 있다. 균의 잠복기는 12~72시간, 주요 증상은 발열, 오한, 혈압 저하, 복통, 구토, 설사 등이다. 3분의 1은 저혈압을 동반한다. 증상 발생 24시간 내 피부 병변(주로 다리)이 생긴다. 발진, 부종(부어오름)으로 시작하여 물집 또는 출혈성 물집이 생긴 후 점차 범위가 확대되고 괴사성 병변으로 진행한다. 


 
질본은 비브리오패혈증을 예방하기 위해 어패류를 충분히 익혀 먹고 피부에 상처가 있으면 바닷물에 접촉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어패류를 요리한 도마·칼 등은 반드시 소독 후 사용하며 장갑을 끼고 다루고 ▶어패류는 5도 이하로 저온에서 보관하고 ▶85도 이상 가열 처리하며 ▶껍질이 열리고 나서 5분 더 끓이며 ▶증기로 익힐 때는 9분 이상 더 요리하고 ▶바닷물로 씻지 말고 흐르는 수돗물로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만성 간 질환자, 당뇨병, 알코올 중독자 등의 질환을 가진 고위험군은 치사율이 높아 각별히 주의하여야 한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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