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선·대구조림·소갈비···북미 오찬엔 햄버거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2018.06.12 13:19

수정 2018.06.1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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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업무 오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스트레이츠타임스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12일 세기의 담판을 벌이고 있는 북·미 정상이 함께 할 ‘세기의 오찬’ 메뉴가 공개됐다. 관심을 모았던 햄버거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했던 평양냉면도 아닌 퓨전식이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전 1대1 회담(오전 9시16분~9시52분)과 확대 정상회담(1대1 회담 종료 뒤~오전 11시34분)을 진행했고 오전 11시39분 카펠라 호텔 내 중식 레스토랑인 카시아에서 업무오찬을 시작했다. 2분 정도 공개된 업무 오찬 앞머리 영상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김정은에게 손을 내밀며 “자리에 앉으시죠”라고 권했다. 이어 사진 기자들에게 “사진 찍기에 좋은 그림이 나왔나. 좋은 그림인 것 같은데, 잘 생기고 잘 나오게 해달라”고 농담을 던졌다. 오전 회담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날 오찬 스타터는 아보카도 샐러드를 곁들인 새우 칵테일과 꿀과 라임을 뿌린 그린 망고 절임과 문어 샐러드다. 한식인 오이선도 함께 나온다. 오이선은 오이에 칼집을 내고 사이사이에 쇠고기 볶음과 달걀 등 고명을 끼워넣은 요리다.
 
메인요리는 저온에서 천천히 조리한 소갈비 콩피다. 감자를 으깨 만든 감자 도피누아와 익힌 브로콜리가 레드와인 소스와 함께 제공된다. 이어 바삭하게 구워진 새콤달콤한 돼지고기(삼겹살)와 홈메이드 XO 칠리 소스를 뿌린 양저우식 볶음밥이 나온다. 래디시(빨간 무)와 아시아 야채를 곁들인 대구 조림이 마지막 메인 메뉴다. 백악관은 메뉴를 소개하며 한식인 오이선과 대구조림은 각기 “Oiseon”, “Daegu jorim”라고 표시했다.


디저트로는 다크초콜릿 가나슈, 체리를 올린 하겐다스 바닐라 아이스크림, 트로페지엔(크림을 바른 프랑스식 빵) 등이 준비됐다.  
 
업무오찬에는 확대회담보다 많은 인원이 양측에서 참여했다. 특히 회담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김정은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확대회담에 배석했던 김영철 당 부위원장(대남 담당), 이수용 당 부위원장(국제담당), 이용호 외무상에 노광철 인민무력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한광상 노동당 재정경리부장이 합류했다.
 
미국 측에서도 확대회담 배석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켈리 비서실장,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외에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 매튜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추가로 참여했다.
 
한편 업무오찬에 참여하지 못한 북측 수행원들이 먹을 도시락이 북한 대표단 숙소인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서 공수되는 모습이 취재진에 포착되기도 했다.
 
싱가포르=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