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박은 11일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스탁턴 시뷰 호텔 앤드 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숍라이트 클래식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6개로 8언더파 63타를 기록했다. 합계 16언더파를 기록한 애니 박은 2위 요코미네 사쿠라(일본·15언더파)를 1타 차로 제치고 LPGA 투어에서 첫 승에 성공했다. 우승 상금은 26만2500달러(약 2억8000만원).
1995년 미국 뉴욕주에서 태어난 애니 박은 USC(서던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2013년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여자 개인전에서 우승하는 등 기대주로 떴던 선수다. 2015년 프로로 전향해 그해 LPGA 2부 투어 시메트라 투어에서 3승을 기록하고 상금랭킹 1위에 올랐던 그는 이듬해 LPGA 투어로 올라서 기대를 모았다. 당시 LPGA 투어에 진출한 전인지(24)와도 '주목해야 할 루키'로 함께 주목받던 그였다.
그러나 실제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6시즌엔 톱10에 두 차례만 올랐고, 지난해엔 허리 부상 여파로 상금 127위까지 추락해 시드를 잃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올 시즌 앞서 치른 4차례 대회에서도 한번도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번 애니 박의 우승으로 한국 선수를 비롯한 한국계 선수의 LPGA 투어 통산 200승 기록도 달성됐다. 고(故) 구옥희 한국여자프로골프 협회장이 1988년 3월 스탠더드레지스터 클래식에서 첫 승을 따낸 뒤, 한국 국적의 선수들이 167승, 리디아 고(뉴질랜드), 미셸 위(미국) 등 동포 선수들이 33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2라운드까지 선두였던 김세영(25)은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타를 줄이는데 만족하면서 합계 13언더파로 4위에 올랐다. 전인지(24)는 10언더파 공동 10위를 차지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