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와 ‘꿈의 라운드’를 펼친 뒤 꼭 1주일. 김민휘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 출전했다. 그리고 곧바로 정상에 올랐다. 10일 경남 남해 사우스케이프 오너스 골프장에서 끝난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김민휘는 현정협(35)을 1홀 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굵은 장대비 속에서 팽팽한 승부를 펼친 끝에 마지막 18번홀에서 극적으로 우승을 차지한 김민휘는 “어렵게 우승했다. 이번 우승이 좋은 자극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우승 상금은 2억원.
KPGA 먼싱웨어 챔피언십
지난주 우즈와 동반 라운드
결승서 현정협 1타차로 따돌려
우승 상금 2억원, 통산 2승째
“미국 무대서도 우승하겠다”
김민휘가 시즌 도중 국내 대회에 출전한 건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였다. 샷을 교정한 뒤 시즌 초반 적응이 덜 돼 어려움을 겪었던 그는 국내 대회에서 샷대결을 벌이며 부진 탈출을 노렸다. 우즈에게서 “샷이 좋다”는 칭찬을 들었다는 김민휘는 골프 황제의 기운을 받고 이번 대회에서 상승세를 탔다. 32강에선 이번 대회 톱시드를 받았던 이정환(27)을 5홀 차로 눌렀다.
결승 상대는 D조 1위(2승1무·승점 7)로 결승전에 올라 생애 첫 승을 노리던 현정협이었다. 둘의 승부는 치열했다. 12번 홀까지 2홀 차로 뒤졌던 김민휘는 13,14번 홀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둘의 승부는 17번 홀까지 동타를 이룰 만큼 팽팽했다. 승부는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갈렸다. 현정협은 파퍼트가 홀 왼쪽으로 빠진 것을 확인한 김민휘는 90㎝ 거리에서 파퍼트를 성공시키면서 긴 승부를 마무리했다. 김민휘는 “이번 대회 기간 여러가지 샷을 시도하면서 실험을 많이 해봤다.
그리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 우승은 항상 기쁜 일”이라면서 “PGA 투어에서 컷 탈락도 많았고,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이렇게 한국 투어에서 우승하다니 큰 영광이다. 이번 우승이 좋은 전환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1주일 정도 휴식을 취하고 다시 PGA 무대에 나설 것”이라는 김민휘는 “6년 전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한 뒤에 일이 잘 풀렸다. 좋은 기억을 갖고 미국에 돌아가겠다. PGA 투어에서 아직 우승을 하지 못했는데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정상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남해=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