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크리쉬난 장관의 방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 후 중국 이외에 첫 해외 방문국인 싱가포르에 국빈 방문을 요청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외교장관의 방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조지 예오(64) 전 외교장관이 지난 2008년 평양을 방문해 김영남 위원장과도 회담했다. 예오 장관은 당시 북한과 협력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양국 관계 발전 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중국의 막후 움직임도 분주하다. 8일에는 네 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해 7월 양국 외교장관이 체결했던 중·러 한반도 공동성명을 재확인할 전망이다. 북한 핵·미사일 도발이 계속되던 당시 중·러는 쌍중단, 쌍궤병행, 단계론을 북핵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두 번의 북·중 정상회담에서 밝힌 ‘단계적 동시적’ 해법과 궤를 같이한다.
한편, 이날 평양행 고려항공에 탑승할 것으로 예상됐던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장 부장은 이날 오후 3시 35분 출발하는 중국 국제항공 CA969편을 이용해 다시 싱가포르로 돌아갔다. 전날 싱가포르에서 미국과 의전 협의를 마치고 베이징에 도착한 김 부장이 하루만에 싱가포르로 돌아간 것은 정상회담 의전과 관련해 추가로 준비해야 할 부분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