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김문수-안철수 전격 회동에서 단일화 이슈만큼 두 후보 간 화두는 당 대 당 통합이었다. 운을 뗀 건 김 후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에 여러 문제가 있다고 느끼면 꼭 당을 따로 해야 하냐”며 “지방선거가 끝나고 당 대 당 통합을 하자”고 전격 제안했다고 한다. 이에 안 후보는 “지금은 당 대 당 통합을 논의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이번에 김 후보가 양보하면 선거 이후 야권의 재편 과정에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냐”고 답했다고 한다.
김 후보 “지방선거 뒤 당 통합하자”
안 후보 “양보하면 재편 과정 역할”
바른미래당 호남의원들은 부정적
한국당은 일단 ‘반문재인, 보수통합’을 내걸고 움직이고 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5일 “안 후보가 대승적 결단으로 양보해주면 지방선거 후 양당이 대동단결해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고 야권 대통합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도 지난 3일 “지방선거가 끝나면 마음을 완전히 비우고 분열된 보수를 통합시키고 보수를 재건하겠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갈린다. 호남에 지역구를 둔 의원은 한국당과의 통합이나 연대에 강하게 부정적이다. 반면 유승민 대표는 “대통령 탄핵 이후에 갈라져 있던 야당이 새로운 보수, 개혁보수 중심으로 크게 뭉칠 수 있을지는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는 문제”라면서도 “전국 다니면서 많은 국민 만나보면 이제는 보수가 합쳐야 한다고 하시는 분들은 매우 많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출신 바른미래당 의원은 “홍준표 대표 체제가 아닌 한국당과는 합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민주평화당과의 재결합을 생각하는 의원도 있다”며 “당내 상황 정리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접점을 찾아간다면 더불어민주당도 강 건너 불 보듯 있을 순 없다. 한국당(113석)과 바른미래당(30석)이 통합할 경우 민주당(118석)을 누르고 원내 1당이 되기 때문이다. 이춘석 민주당 사무총장은 6일 라디오에 나와 “바른미래당과 한국당이 합해서 1당의 지위를 위협한다고 한다고 하면 저희도 나름대로 생각하는 안이 있다”고 말했다. 손금주·이용호 의원 등 민주당과 가까운 무소속 의원의 입당이나 민주평화당과의 통합이 거론된다.
한편 김문수-안철수 단일화는 6일을 넘기며 물리적 시간상 불가능해졌다는 관측이다. 7일 진행될 TV 토론, 8일 시작되는 사전투표 등을 고려하면 6일이 사실상 마감시한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양측은 “단일화가 싫으냐 하면 그런 것은 또 아니다”(김문수), “기회만 되면 (김 후보와) 못 만날 이유가 없다”(안철수)고 했다. 극적으로 둘의 단일화가 성사되면 야권통합도 가속을 낼 것이란 전망이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