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보안당국이 연 기자회견장에 전날 피살된 것으로 보도됐던 아르카디 바브첸코(41)가 건강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는 29일 키예프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 건물 입구에서 괴한이 등 뒤에서 쏜 총에 맞았고, 병원으로 후송되던 중 숨진 것으로 알려졌었다.
우크라 보안국 "범인 잡기 위한 특수작전…러시아 정보기관이 사주"
살아온 러 기자 가족에 사과...죽음 연출까지 필요했는지 의문도
이후 체코와 이스라엘 등을 거쳐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주거지를 옮긴 바브첸코는 우크라이나 방송 ATR TV의 앵커로 활약해 왔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한 달 전 쯤 이 바브첸코 암살 계획을 알아냈고, 러시아 정보기관이 G를 통해 바브첸코를 포함한 반정부 인사 30여 명을 살해하려는 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바브첸코는 기자회견에서 “보안국으로부터 살해 계획 정보를 전해 듣고 작전에 참여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나는 수락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 자리에서 이번 작전으로 큰 충격을 받았을 아내와 지인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살해를 주도했던 G는 이날 키예프에서 체포됐다고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밝혔다. 보안국은 “작전 성공”을 강조했으나 범인 검거를 위해 죽음까지 연출하는 과도한 작전이 필요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뚜렷한 설명을 내놓지 않아 의문을 남겼다.
러시아는 크게 반발했다. 러사아 외무부는 성명서에서 이번 사건을 “분명히 계산된 선전”이며 “반 러시아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블라디미르 다르자로프 러시아 연방협의회 국제위원회 위원장은 현지 언론 RIA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의 눈에 (우크라이나가) 불명예스럽게 보일 만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보안국의 작전 성공을 축하하면서 “러시아는 (살해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아르카디와 그 가족에 대한 24시간 경호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