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트위터를 보세요.”(청와대 관계자)
지난 28일 청와대 관계자가 기자들과의 문답 도중 막판에 농반진반으로 오고 갔던 문답이다.
트나잇(트럼프+나이트)란 용어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시간) 트위터에“우리의 미국 팀이 나와 북한 김정은의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북한에 도착했다”며 북ㆍ미 실무접촉이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사실을 알렸다. 29일(현지시간)엔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뉴욕으로 오고 있다”며 김영철의 뉴욕행 소식을 직접 전했다. 이에 국민소통수석실은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에 한반도 관련 내용이 올라오면 곧바로 전체 참모진이 들어있는 모바일 메신저 방에 이를 올려 함께 공유하고 있다.
청와대 내부에선 지난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북한과 정상회담을 재개하는 문제에 대해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열린다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가능성이 있고 필요하다면 그 날짜를 넘겨 연장될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 내용이 숙독 대상이 됐다. “연장될(extend) 수 있다”는 문구를 놓고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맥으로 보면 하루에서 이틀로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 해석되지만 회담 참여 주체가 확대돼 남ㆍ북ㆍ미 3자 회담으로 갈 가능성이 담겼는지도 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애매한 선문답만 하는 이유는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둔 가장 민감한 시점에서 한국 정부가 전면에 등장하는 모양새가 부적절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ㆍ미 정상회담의 당사자는 북한과 미국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7일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북한 비핵화 로드맵’을 묻는 질문에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은 북ㆍ미 간에 협의할 문제이기 때문에 제가 앞질러서 제 생각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27일(현지시간) 런던 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우리가 나서서 사태가 꼬일 수 있다는 문제도 있지만 미국에 핸들을 주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서 우리 정부가 발언을 자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