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음질 평가를 하는 무향실에 들어가봤다. 산꼭대기에 있는 것처럼 귀가 먹먹했다. 소리의 반사가 없는 곳이라서다. 마치 허공에 떠 있는 것처럼 상하좌우가 벽과 1m씩 떨어져 있는 정육면체 공간이다. 무향실 안은 스폰지를 쐐기 모양으로 만든 것 같은 흡음제가 방 전체를 둘러싸고 있다. 두께가 90㎝가 넘는다.
LG 평택 OLED TV연구센터 가보니
음질평가실 화면에 비 장면 나오자
머리 위로 실제 빗방울 소리 들려
축구장 4배 시설에 2000명 근무
화질을 측정하는 연구실로 갔다. 박성진 LG전자 TV화질팀 책임연구원은 “2018년형 제품은 인공지능(AI) ‘알파9’을 넣어 실시간으로 영상 정보를 분석하고 최적의 화질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알파9이 적용된 올레드 TV와 일반 올레드 TV로 같은 영상을 틀었다. 한 눈에 화질 차이가 느껴졌다. 대부분 TV는 1초에 60장의 화면을 보여주지만 올레드 TV는 1초에 120장을 보여준다.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능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사투리가 녹아있는 억양으로 20여 가지 문장을 말했는데 모두 알아듣고 수행했다. 드라마를 보다가 “이거 다음에 언제 해”라고 말하니 방영예정시간이 나오고 시청 예약을 할 수 있었다.
화질자동측정시스템이 작동하는 곳에 들어가니 벽에도 암막을 쳐놨다. 작은 불빛에도 검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완벽한 어둠 속에서 화질 검사가 진행된다. 측정기에 TV를 부착하고 위에서 아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각각 360도씩 회전시키며 화질을 측정했다. 1도 움직일 때마다 기록한다. 박유 LG전자 TV화질팀 책임연구원은 “같은 공간에서 TV를 시청해도 앉았을 때, 누웠을 때, 서 있을 때 화면을 보는 각도가 다르다”며 “어느 쪽에도 최상의 화질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6000가지가 넘는 색상을 테스트한다.
평택=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