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이 처음 진입한 지점은 선미 쪽 화물 및 차량 적재 공간인 D데크. 바닥의 펄은 대부분 제거된 상태였지만 군데군데 작은 조각처럼 뭉친 펄도 남은 상태였다. 천장 마감재는 모두 떨어져 녹슨 철골 구조물이 흉물스럽게 노출돼 있었다. 전선으로 보이는 줄들도 고정되지 못한 채 떨어져 바닥을 향하고 있었다. 내부는 여객선이 아닌, 오랜 기간 방치된 공사 현장처럼 보였다.
세월호 좌현 내부에는 노란색 철 기둥이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져 있었다. 옆으로 누워 바닥과 맞닿으면서 약해진 좌현이 미수습자 수색 및 선체 조사 과정에 무너져내리지 않게 하려고 세운 일종의 지지대다. D데크 바닥에는 차량이 이동하는 경사로인 납작한 철 구조물이 설치돼 있었다. 소량의 펄도 여전히 남은 상태였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직립 후 24일 내부 언론 공개
계단 통로로 들어가 좁고 어두운 계단을 오르자 3층 객실이 있는 B데크 중앙 로비가 나타났다. 선조위 오승래 조사관은 주변을 가리키며 “이곳이 매점, 인포데스크, 오락실, 식당, 주방 등 위치”라고 했다. 바닥과 벽면 곳곳에는 조개껍데기가 붙어 있고 페인트칠이 벗겨져 있었다.
중앙 로비 계단을 통해 4층 A데크에 도착 후 선수 쪽으로 이동하자 객실 구역이 나왔다. 오 조사관은 “단원고 남학생들이 머물렀던 공간”이라고 했다. 옆 벽면인 좌현은 종잇장처럼 구겨진 상태였다. 세월호가 누우면서 협착이 이뤄진 것이다. 오 조사관은 “(세월호 직립 후 천장과 좌현 벽면 사이 공간에서) 교복 등 유류품이 나왔다”고 했다. 찌그러진 공간에는 심하게 파손된 여행용 가방(캐리어)이 끼어 있었다.
다시 첫 도착 지점인 1층 D데크로 복귀하자 선미 쪽 작은 출입구가 눈에 띄었다. 이정일 선조위 사무처장은 “타기실”이라며 “배의 타 방향 등과 관련해 정밀 조사가 필요한 공간”이라고 했다. 그는 “조타 장치 관련 기기를 분해 후 분석 및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사 등 문제로 타기실 출입도 통제됐다.
선조위는 이날 약 1시간에 걸쳐 세월호 선내를 공개했다. 육안상 '충돌설'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흔적은 없었다. '세월호가 닻을 내린 상태에서 운행하다 사고가 났다'는 이른바 '앵커(닻) 침몰설'과 관련해 선조위는 "선체 수색 또는 인양과정에서 발생한 앵커체인 절단 외 앵커의 모든 상태가 정상적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정일 선조위 사무처장은 “침몰 원인을 밝히기 위한 33가지 조사용역을 발주해 5, 6가지를 제외하고 결과가 나왔다”며 “이를 토대로 8가지 항목(분야)에 대한 조사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종 종합보고서 작성 시점은 7월 10일~20일 무렵으로 내다봤다.
5명의 미수습자 수색과 관련해서는 “해양수산부 세월호 후속대책추진단이 6월 중 3주간 준비를 거쳐 7월 초 본격 수색에 나설 것으로 안다”며 “4층 객실 좌현 협착 부위와 기관 구역에서 수색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선조위 활동 기한은 8월 6일까지다.
목포=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