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어 “외교부마저 한국 취재진에게 ‘베이징 北 대사관 경비에게 말도 걸지 말라’고 했다니 북한의 호통 한마디에 심기까지 살피며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이 참 처량하다”며 “결국 판문점 선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북한이 온갖 트집을 잡아 미국과 한국을 협박하는, 너무 쉽게 예측 가능했던 파란만 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같은 날 “북한은 지난 판문점 선언으로 국제사회에 평화에 대한 기대를 고취한 후 이미 4일째 진행 중이던 한미연합훈련을 핑계 삼아 군사 고위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했다”며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우리 정부를 길들이려는 북한의 빤한 전략에 헛웃음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권 대변인은 이어 “남북대화의 목적은 철저히 핵 폐기에 있고 원칙은 화해와 견제의 균형”이라며 “정부는 북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멀고 쉽지 않은 길 위에서 북한의 전략에 부화뇌동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2일 외무성 공보를 통해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의식을 진행한다며 한국과 미국ㆍ영국ㆍ중국ㆍ러시아 언론에 취재를 허용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각국은 취재진을 꾸려 명단을 북한에 보냈지만, 북한은 한국 취재진의 명단만 접수하지 않았다. 결국 이날 오전 한국을 제외한 4개국 기자단만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원산으로 향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