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드루킹, 김경수에 매크로 보여줄 때 둘리·솔본 있었다”

중앙일보

입력 2018.05.21 02:30

수정 2018.05.21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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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배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가 2016년 10월 김경수(현 경남지사 후보)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 시연을 할 때 김씨 말고도 두 명이 현장에서 직접 지켜봤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한 이날 송인배(사진)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드루킹 김씨와 김 전 의원을 연결시킨 역할을 했다는 전언이 나오면서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의혹은 청와대로도 확산될 전망이다.
 
송 비서관은 2016년 4월 20대 총선 때 양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대선을 앞둔 지난해 2월에는 문재인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일정담당 비서역으로 움직였다. 대선 이후엔 역시 문 대통령의 일정을 지근거리에서 담당하는 제1부속비서관에 임명됐다.

2016년 10월 상황 드루킹 측근이 밝혀
둘리가 시연 … 목격자 2명 더 있는 셈
김 전 의원 측 “매크로, 보도로 알아”

송인배, 문재인 후보 때 일정비서
댓글 조작 의혹 청와대로 확산

20일 김씨의 최측근이자 경공모 핵심 회원인 A씨는 “2016년 10월 김 전 의원이 경기도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경공모 회원들과 2층 식당에서 식사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이 자리에는 김씨의 공범으로 알려진 우모(32·‘둘리’)씨와 양모(34·‘솔본아르타’)씨 등 10명가량이 참석해 경공모 활동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후 김씨가 김 전 의원을 2층 강의실로 따로 안내해 매크로 프로그램에 대해 브리핑했다. 우씨는 중간에 휴대전화를 들고 들어와 매크로 작업 과정을 직접 시연했다고 한다. 또 양씨가 강의실 입구에서 이 과정을 지켜봤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김 전 의원이 시연 이후 ‘뭘 이런 걸 보여주고 그러냐. 그냥 알아서 하지’라면서 우회적으로 매크로 사용을 허락했다”고 주장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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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또 김씨가 ‘텔레그램’과 ‘시그널’ 외에 또 다른 비밀 채팅방을 운영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외국 서버를 기반으로 한 간단한 채팅 프로그램을 경공모 회원이 직접 개발해 사용했다는 것이다. PC와 모바일 양쪽에서 채팅을 할 수 있으며 사진이나 영상 전송 기능은 없다고 한다. 이에 대해 IT 전문가 이모씨는 “외국 서버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소스코드 역시 온라인에 공개돼 있어 프로그래밍 실력이 있는 일반인도 간단한 채팅 프로그램을 만드는 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김씨는 거의 매일 이 채팅방으로 회원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A씨는 “김 전 의원이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는 것 등 민감한 이야기가 오갔을 가능성이 있어 확인 중이다”고 말했다.
 
앞서 김씨는 옥중 서신을 통해 “오사카 총영사 인사 청탁이 실패로 돌아간 뒤 김 전 의원이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했지만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했다.
 
해당 서버는 이미 삭제돼 현재는 채팅 기록이 남아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