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핵 포기 뒤 정권 보장 안 돼
카다피는 내전 끝에 시민군에 살해당해
후세인은 미군에 생포된 뒤 사형
“북한은 핵 포기 뒤 체제 보장 원하는 것”
카다피는 2003년 입장을 바꿔 핵ㆍ생화학 무기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이 1981년 리비아와 국교를 단절한 뒤 석유 수출 제재 등 리비아 경제의 숨통을 틀어쥐었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는 모습을 보고 카다피가 위협을 느꼈다는 분석도 있다. 카다피는 결국 2005년 10월 핵 프로그램을 완전 폐기했다. 미국은 핵 포기의 대가로 리비아에 금융거래와 투자 허용, 연락사무소 설치, 대사관 승격 등의 조치를 했다.
핵 포기 후 카다피 운명의 결말은 비극이었다. 2011년 튀니지에서 재스민 혁명이 일어나면서 리비아에도 민주화 운동의 바람이 불었다. 카다피 독재를 타도하자는 시위대가 거리로 나서면서 리비아에선 내전이 벌어졌고, 그해 8월 카다피는 시민군에 살해됐다.
WMD 때문에 침공받은 이라크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7일 “카다피 정권이 핵을 포기했기 때문에 무너진 건 아니지만 핵 포기 후 미국의 조치엔 카다피의 체제 안전 보장이 없었다”며 “북한이 불만을 보인 건 체제 안전 보장을 원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북한의 이라크 언급에 대해 조 연구위원은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의 생화학무기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는데 북한은 이라크와 같은 방식의 공격받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이를 불편하게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