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풀2’는 1편의 이런 흥행성적에 대한 시시콜콜한 자랑을 비롯, 영화 안팎을 넘나들며 유머와 입담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오프닝 크레딧에 제작진 이름 대신 직전에 보여준 충격적 장면과 연관된 문장을 적어 넣거나, 007 시리즈의 고전적 오프닝을 작정하고 흉내내는 것쯤은 일도 아니다. 특히 영화 본편이 끝난 직후 소개되는 쿠키영상은 데드풀 캐릭터는 물론 이를 연기한 주연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까지 한바탕 갖고 노는 솜씨가 단연 일품이다.
잔혹액션극 ‘데드풀2’ 오늘 개봉
겉으론 진한 입담, 속으론 동료애
‘엑스포스’ 초능력자들과 팀 이뤄
‘어벤져스’ 멤버들과 데드풀의 다른 점은 또 있다. ‘어벤져스’시리즈와 각 멤버의 개별 영화가 마블 스튜디오와 이를 자회사로 거느린 월트디즈니사 작품인 반면 ‘데드풀’은 ‘엑스맨’시리즈처럼 이십세기폭스사의 영화다. 데드풀은 이번 영화에서 ‘엑스포스’란 팀을 결성하는데, 엑스맨의 ‘맨’이 성평등에 어긋난다며 붙인 이름이다. 이런 데서 짐작하듯, 엑스맨 역시 이 영화가 갖고 노는 재료 중 하나다. 희한하게도 운이 좋은 걸 초능력으로 내세워 엑스포스에 합류한 도미노(재지 비츠 분), 고아원의 억압적 분위기에 시달리며 반항심을 키운 어린 초능력자 러셀(줄리안 데니슨 분)등의 새로운 캐릭터도 중요한 활약을 보여준다.
‘데드풀2’는 캐나다를 소재로도 신나게 유머를 구사한다. 주연에 더해 각본에도 참여한 라이언 레이놀즈가 바로 캐나다 출신. 그는 ‘데드풀’ 이전에 미국 DC코믹스의 만화 캐릭터에 바탕한 ‘그린랜턴:반지의 선택’(2011)에서도 수퍼 히어로 쫄쫄이를 입고 활약했으나 흥행과 비평 모두 폭망한 흑역사를 갖고 있다. 데드풀 캐릭터를 연기한 것도 ‘데드풀’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 ‘엑스맨 탄생:울버린’, 즉 울버린이 주인공인 영화에 곁가지로 등장했다 이제 어엿한 흥행 시리즈 주역이 됐으니, 이런 좋은 농담과 유머의 재료를 ‘데드풀2’가 놓칠 리 없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