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허 후보는 1989년 9월 ‘5급 제2국민역(면제) 족지결손’ 판정을 받아 군 복무를 면제받았다. 오른발 엄지 발가락이 없다는 판정이다. 허 후보는 85년 충남대 철학과에 입학했다. 89년은 직선제를 통한 대통령 선거를 치른 지 2년이 지난 시점이어서 민주화 운동이 정점을 찍은 뒤였다.
허 후보는 왜 ‘족지결손(足指缺損)’이 됐는지에 대해 속 시원하게 해명하지 않고 있다. 허 후보측은 "자해는 절대 아니다"라며 “건설현장에서 다쳤다”는 식으로 해명하고 있다. 또 “(제기된 각종 의혹이)사실이 아니다.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라고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 발가락 없어 군 복무 면제
일각 "군 복무 기피하기 위해 발가락 잘랐다"의혹제기
허 후보측 "건설현장에서 다쳤다" 등 구체적 해명없어
하 최고위원은 “왜 잘렸는지 설명을 못 한다. 밭일하다 잘렸는지, 막노동하다 잘렸는지, 술 먹고 잘랐는지 명쾌하게 설명을 못 한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어 “그 덕에 군대를 면제받았다”면서 “자기 몸의 비밀조차도 설명 못 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대전시당도 최근 논평을 내고 병역기피 의혹을 제기했다. 자유한국당은 "허태정 후보는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 신성한 국민의 의무에 대한 면제 사유는 ‘족지결손’, 즉 발가락 일부가 없다는 것이다. 의혹이 제기되는 지점은 허 후보가 국방의 의무를 회피하고자 신체의 일부를 고의로 훼손한 장본인이라는 주장이 언론을 통해 공공연히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시민의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전지역 대표기업인은 “만일 군대에 가지 않기 위해 발가락을 자른 것이라면 보통 일이 아니다”라며 “과거 이회창씨가 대통령 선거에서 두 번이나 낙선한 것도 아들 병역 기피 의혹 때문이었던 만큼 유력 광역단체장 후보로서 의혹을 털고 가는 게 맞다”고 했다.
이회창 후보는 1997년(15대), 2002년(16대) 대선에서 잇달아 졌다. 1997년 1.6%포인트 차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에게 지고, 당선이 당연시되던 2002년에도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당시 결정적 패인 중 하나가 아들 병역비리의혹이었다. ‘병풍 사건’이라 불렸던 이 의혹은 이 후보의 장남 정연씨, 차남 수연씨가 처음 병무청 징병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았다가 나중에 정밀 신체검사에서 입대 면제 판정을 받게 된 과정에 군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