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F조에 속한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전차군단’ 독일을 비롯해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15위), ‘바이킹 군단’ 스웨덴(23위)과 경쟁한다. FIFA 랭킹 61위의 한국이 상대하기엔 모두 버거운 상대다.
한 달 앞으로 다가 온 러시아 월드컵
스웨덴과의 1차전 반드시 이겨야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 가능
독일·멕시코는 버거운 상대
이 위원의 말은 2002 한·일 월드컵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16년 전 당시 축구대표팀 사령탑이던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감독은 2002 월드컵 개막 50일을 앞두고 “당장 한국이 16강에 오를 가능성은 50%다. 오늘부터 매일 1%씩 끌어올려 월드컵 개막 무렵엔 100%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히딩크 감독의 대국민 약속은 4강 신화 달성과 함께 현실이 됐다.
이 위원은 또 “스웨덴전은 부담감이 큰 승부인 만큼 경기 중 예측하지 못한 실수가 나올 수 있다. 특히 초반 15분 동안 개인적인 실수가 나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면서 “상대가 세트 피스 득점력이 뛰어난 만큼 가급적 코너킥이나 프리킥을 허용하지 않는 지능적인 플레이를 해야한다. 스웨덴전은 먼저 골을 넣는 것보다 먼저 실점하지 않는 게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장현수(27·FC도쿄)를 비롯해 대표팀 주축 수비수들이 본선에 나서기 전부터 비난받는 현실을 이 위원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는 “월드컵 본선은 그 결과가 ‘한국 축구의 역사’로 남기 때문에 선수들이 느끼는 부담이 더욱 크다. ‘잘해서 이겨야 한다’는 기대감과 ‘나 때문에 지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교차한다”고 현역 시절 경험을 떠올렸다. 그는 이어 “팬들은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들에 대해 칭찬할 권리와 비판할 권리를 모두 갖고 있지만, 월드컵을 목전에 둔 지금은 질책보다는 격려가 대표팀에 힘이 된다. 월드컵을 앞두고 치를 네 차례 평가전에서 대표팀이 경쟁력을 보여주면 팬들도 호응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월드컵은 이 위원에게도 새로운 도전이 될 전망이다. ‘영원한 캡틴’ 박지성(37)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이 다른 방송사의 해설위원으로 합류하며 2002 월드컵 4강 주역 세 명(이영표·박지성·안정환)의 중계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다. 박지성의 이름을 말하자마자 이 위원은 “재미있는 승부가 될 것 같다”며 빙긋이 웃었다.
이영표 위원은 “축구계에 ‘선수는 매 경기 재평가를 받는다’는 말이 있다. 어제 잘했어도 오늘 부진하면 ‘못 하는 선수’로 찍히는 게 경쟁의 생리다. 축구 중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브라질 월드컵과 리우 올림픽, 호주 아시안컵,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시청률 1위를 했지만,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누가 시청률 1위를 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해설위원으로 데뷔하는 박지성 본부장에 대해 그는 “말수가 적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사석에서 만나면 진짜 재미있게 말을 잘하는 후배다. 이번 월드컵에서 새로운 면모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설도 중요하지만 나도 월드컵을 즐기고 싶다. 해설을 하면서 동시에 어떻게 하면 러시아 월드컵을 즐길 지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