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의혹에 대해 김영문 관세청장이 조 회장 자택의 비밀공간을 확인했지만 뚜렷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 사실에 대해 “안타깝게도 조금 치웠지 않나 하고 의심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양호 회장 부부가 자택 공간 중 상당 부분을 미술 전시장으로 건축 허가를 받아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예상 밖이라는 평가가 많다.
13일 조 회장 평창동 자택의 건축물대장과 건물ㆍ토지등기부 등본 등을 보면 조 회장 자택 중 일부 공간은 주택이 아닌 ‘기타전시장’ 용도로 건축 허가를 받았다. 조 회장 부부의 평창동 자택은 지상2층, 지하3층 규모인 평창동 자택은 연면적이 1403㎡(425평), 대지면적은 1600㎡(484평)이며, 이 가운데 15% 정도가 기타전시장으로 건축 허가가 나 있다. 조 회장 부부는 이 공간을 미술전시실로 평소 활용해온 것으로 알려져 왔다.
실제 조 회장 부부는 예술 부문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사진예술에 관심이 많다. 부인 이명희씨는 미술을 전공한 전문가이기도 하며 그림에 조예가 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인이 이사장으로 있는 일우재단은 사진 미술 전시문화 분야를 주요사업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앞서 관세청이 두 차례에 걸쳐 이 자택을 압수수색했을 때 고가 미술품은 하나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진 총수일가가 밀수ㆍ탈세 수사에 대비해 미리 의심이 갈만한 물품을 제 3의 장소에 은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조 회장 자택에 대한 세관의 2차 압수수색 과정에서 옷을 모두 치우거나 책꽂이를 밀어내야 출입이 가능한 비밀공간이 3곳이나 발견됐지만 밀수ㆍ탈세와 관련된 물품은 나오지 않았다.
김 청장은 비밀공간은 외부인이 봤을 때 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며 “그런 장치를 만들어놓고 그 정도로 비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