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로운 탐구생활]의 데이터 삽질 담당 이경희 기자입니다.
지난 시간엔 가구당 연평균 재산 2억 4523만원을 불린 재테크의 달인! 고위공직자들의 주식 투자 경향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못 보신 분들은 go go~ [잉탐] 공직자 주식부자 톱10 대박 포트폴리오 보니(https://goo.gl/L6Tdm4)
이번엔 고위공직자 재테크 따라잡기, 비상장주식 탐구생활!
「
※ (예고) 기사를 끝까지 읽은 분들께만 드리는 보너스가 있습니다.
」2017년 기준 재산공개 대상 고위공직자 2249명 가운데 비상장주식 보유액 1~5위는 모두 국회의원이 차지했습니다. 특히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휩쓸었는데요.
1위 윤상현 자유한국당(인천 남구을) 국회의원
윤 의원은 신 사장이 보유한 푸르밀 12만6000주, KIPM 21만주, 대선건설 47만9897주, 삼경축산 9만주에, 본인이 보유한 애니21 3000주, 보코테크 1만3000주 등 총 69억 5047만 원어치 비상장주식으로 재산으로 신고했습니다.
애걔….
비상장주식은 액면가 기준으로 신고하기 때문에 실제 평가액과는 격차가 큽니다. 먼저 푸르밀을 뜯어볼까요?
일단 금융감독원 다트 공시사이트에서 감사보고서를 확인합니다.
(비상장법인도 자산총액 120억원 이상인 주식회사이거나, 자산총액 70억원 이상이며 종업원이 300명 이상인 등 요건에 부합하면 공시를 해야 하거든요.)
푸르밀은 롯데유업 주식회사로 출발한 유가공 전문업체인데요. 2017년 12월 31일 기준 재무제표에 따르면 자산 1210억 1280만 9915원, 부채 553억 2539만 840원입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656억 8741만 9075원. 주식 발행량이 100만주이므로 1주당 순자산가치는 순자산/100만=6만5687원. 12만6000주를 보유한 신경아 사장의 지분가치는 대략 83억원에 육박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참고로 상속·증여세법에서는 ①손순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3:2로 가중평균한 금액, ②순자산가치 80% 중 큰 금액으로 비상장주식의 가치를 평가하는데요. 83억원의 80%만 인정해도 66억원이 넘네요.
순손익가치까지 따지려면 3년치 자료를 봐야 합니다만, 삽질에도 정도가 있으니….
대선건설은 어떨까요. 위와 같은 식으로 계산하면 주당 순자산가치 2만6810원, 신경아 사장의 지분(72.62%) 순자산가치는 128억 6518만원에 달합니다.
나머지 기업은 공시보고서가 등록되지 않았습니다. 푸르밀과 대선건설만 합해도 200억원 규모. 비상장주식을 액면가가 아닌 평가금액으로 신고하도록 기준이 바뀐다면 재산 총액도 확 뛸 수밖에 없겠죠?
2위 강석호 자유한국당(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군) 국회의원
스톨베르그&삼일은 강 의원이 대표를 지낸 바 있는 제강 관련 기업입니다. 주당 순자산가치는 10만 9093원. 총 발행주식이 31만주 남짓한 수준이라 강 의원의 보유지분가치는 149억원에 달합니다.
스톨베르그&삼일은 지난해 총 12억 5340만원을 배당했는데요. 강 의원의 지분률이 43.52%이므로 배당금만 5억 4550만원가량을 챙긴 셈입니다.
3위 홍철호 자유한국당(경기 김포시을) 국회의원
플러스원(닭고기 가공업)과 크레치코(도축업)는 홍 의원의 동생 홍경호씨가 대표로 있는 지앤푸드(굽네치킨) 계열사입니다. 홍 의원은 크레치코 지분을 100% 갖고 있고, 크레치코는 플러스원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습니다. 홍 의원이 두 회사 모두 100% 소유권을 가진 셈이죠. 플러스원의 순자산가치 약 96억원, 크레치코가 189억원가량 된다는 계산이 나오니 합하면 300억원이 넘습니다.
4위 박정 더불어민주당(경기 파주시을) 국회의원
박 의원이 보유한 주식 중 공시 사이트에서 찾을 수 있는 건 아마존카입니다. 부부의 지분률은 30%, 지분가치를 계산해보니 약 126억원입니다.
5위는 이은재 자유한국당(서울 강남구병) 국회의원
#호환마마보다_무서운_백지신탁?
고위공직자는 주식투자 총액이 3000만원을 넘기면 주식백지신탁위원회에서 직무연관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더니, 어쩜 이렇게 주식부자들이 많을까요?
하나씩 헤아려보니 상장주식은 빼고 비상장주식만 따져도 3000만원을 초과한 공직자가 2249명 중 110명에 달했습니다. 상장·비상장주식을 합하면 투자총액 3000만원을 넘긴 공직자 수는 333명으로 늘어납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주식위원회는 2016년 상정된 455개 안건 중 15.4%(70건)만 직무연관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실상 주식투자 허들이 그리 높진 않은 셈입니다. 직무연관성이 있다고 판단된 경우 중에서도 일부가 백지신탁을 하는데요.
용어사전 주식백지신탁제도
고위공직자가 직무 관련 주식을 보유한 경우, 공무수행 과정에서의 이해충돌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주식을 매각 또는 백지신탁하게 하는 제도. 금융기관과 백지신탁계약을 체결할 경우 수탁기관은 60일 이내에 신탁된 주식을 처분한 뒤 신탁 재산을 운용한다. 백지신탁을 한 공직자는 신탁기간, 처분시점, 운용내역 등을 알 수 없다.
반전은, 백지신탁된 주식이 법처럼 60일 이내에 매각되기는 어렵다는 사실!!
'잉탐'도 매각대상 주식 내역 2018년 3월 자료를 찾아봤는데요. 매각대상 75개 항목 중 36개가 2015년 7월 내역과 고스란히 겹쳤습니다. 매각 대상 절반 가량이 3년 가까이 팔리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면서 고위공직자 손바뀜도 일어났으니, 사실상 무늬만 신탁일 뿐 임기 끝나고 고스란히 찾아간다고 봐도 무방하겠네요.
참고로 백지신탁에 맡긴 주식은 공직자 재산신고서에 쓰지 않아도 됩니다. 총 재산 규모가 줄어드는 착시효과가 있는 거죠.
백지신탁 매각대상 주식은 농협은행>공시실>신탁재산운용현황> 매각대상(https://goo.gl/H7pnPy)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
상장주식 투자 총목록이 담긴 인터랙티브 차트를 투척합니다. 마지막으로, 끝까지 기사를 읽은 분들만을 위한 보너스!
」잉여력을 좀 더 충전해 돌아오겠습니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