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경찰·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피부과에서 진료받은 환자 21명 중 20명이 이날 오후 패혈증 증세를 보여 대형병원으로 실려갔다.
경찰, 주사제 변질 가능성 등 조사
경찰은 피부과 원장 박모(43)씨 등 의료진을 상대로 의료사고, 프로포폴 관리·적정 사용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 피부과는 피부 미용 시술을 주로 해왔다. 최근 리프팅·토닝 시술 등 10회 단위 패키지로 묶어 할인 이벤트를 해서 환자를 모았다.
경찰은 1차 현장 감식을 끝내고 질병관리본부·국립과학수사연구원·식약처 등과 합동 조사를 벌였다. 질병관리본부는 주사제가 변질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피부과 관계자 진술 등을 토대로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프로포폴 주사제에는 대두 기름 성분이 들어가는데, 이대목동병원 사건 때 문제가 된 지질영양주사제인 스모프리피드에도 같은 성분이 들어간다”라며 “주사제가 제조 중 오염된 건지, 의료기관에서 혼합이나 투여 과정에서 오염됐는지 살펴봐야 하지만 후자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약에 문제가 있으면 같은 약을 쓴 다른 병원에서 사고가 났어야 하는데 그런 경우가 없어 주사제 오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패혈증
세균·바이러스 등에 감염돼 전신에 심각한 염증이 나타나는 상태. 발열·저혈압·호흡 곤란 등의 증세가 나타나며 심하면 숨질 수 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