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여자 프로배구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KGC인삼공사 유니폼을 입은 알레나 버그스마(28·미국·1m 90㎝·사진)가 한국에서 또다시 뛰기로 한 이유다. 알레나(한국배구연맹 등록명)는 2016~17, 17~18시즌 인삼공사에서 뛰면서 연거푸 득점 1위를 차지했다. 그의 지난 시즌 팀 내 공격 점유율은 45.6%. 지난 시즌 통합 우승팀인 한국도로공사의 외국인 선수 이바나 네소비치(30·세르비아) 공격 점유율(36.9%)과 비교하면, 팀이 알레나에게 얼마나 의존하는지 알 수 있다. 그 탓일까. 알레나는 지난 시즌 내내 무릎이 아팠다.
여자배구 외국인 드래프트 1순위
인삼공사서 세 번째 득점왕 노려
“한국서 우승 때까지 뛰겠다” 각오
알레나의 연봉은 지난해와 같다. KOVO 규정상 두 시즌 연속 뛴 외국인 선수가 드래프트에 다시 나올 경우, 계약 구단과 관계없이 지난 시즌 연봉(18만 달러)만 받게 돼 있다. 이처럼 특별한 이점이 없는 한국 행을 또 선택했을까. 그는 기다렸다는 듯 “한국이 정말 좋다. 우리 팀도 정말 좋다. 나를 아껴주는 진심을 안다. 감독님은 아버지나 마찬가지고, 연고지인 대전은 제2의 고향”이라고 대답했다.
알레나는 주한 미군이었던 할아버지 영향으로, 한국에 호감을 갖고 있었다. 한국 음식도 좋아한다. 2015년 첫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했지만 낙방했고, 이듬해에도 한국에 오지 못했다. 그런데 2016~17시즌 개막 전, 사만다 미들본(미국)이 임신으로 빠지게 된 인삼공사가 대체선수로 영입했다. 한국식 강한 훈련을 자청한 그는 최고 외국인 선수로 성장했다.
우승은 알레나에게 이루지 못한 가장 중요한 꿈이다. 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5위에 그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우승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눈빛이 초롱초롱해졌다. “한국에서 우승할 때까지 뛰겠다”는 그의 표정에선 염원과 비장함이 함께 묻어났다.
몬차=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