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 목줄만’…강아지 살린 택배 기사의 순발력

중앙일보

입력 2018.05.04 11:24

수정 2018.05.0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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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엘리베이터에 목줄이 걸린 강아지가 택배 기사의 빠른 판단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강아지 살린 CJ 택배기사님’이라는 제목으로 24초 분량의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는 강아지의 목줄을 쥔 여성이 엘리베이터에 타는 순간 택배 기사가 급하게 상자들을 들고는 옆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러나 강아지는 엘리베이터에 타지 못한 채 문이 닫혔고, 목줄만 위로 올라갔다. 이를 발견한 택배 기사는 재빨리 줄을 잡아당겨 목줄을 끊었고, 넘어지면서 팔꿈치를 다친 듯 팔을 살핀다.  


영상을 올린 글쓴이는 “할머님이 강아지 목줄을 잡은 채 엘리베이터에 타시고, 강아지는 못 탄 상태에서 문이 닫혔다”며 “강아지가 목 졸릴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이를 감지한 택배기사님이 재빠르게 목줄을 잡고 매달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택배기사님이 소리치면서 목줄을 끊고 넘어져 팔꿈치를 다치셨다”며 “바쁘신데도 불구하고 한 생명을 구하신 기사님이다. 강아지는 무사해 천만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할머니가 울면서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고, 기사님은 바쁘신지 ‘다음부터 안고 타라’고만 말씀하시고 바로 가셨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최재일 CJ대한통운 택배기사는 중앙일보에 “3일 오후 1시쯤 서울 구로동 금호어울림아파트 배송 중 일어난 사건이었다”며 “왼쪽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가 아주머니가 타시길래 방해되지 않도록 옆 엘리베이터로 갈아타던 도중 이런 일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앞서 온라인에서는 도로 한복판을 갑자기 굴러온 유모차를 차량으로 막아 아이를 구한 택배기사의 영상이 공개되며 화제가 된 바 있다.  
 
택배기사 이재황씨는 “아이가 타 있는 상태에서 유모차만 굴러오고 있더라. 제가 차를 세우지 않으면 일차로까지 굴러가서 다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차량 앞바퀴 쪽으로 유모차를 막아서는 게 가장 안전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기만 괜찮고 다 괜찮으면 됐다”며 아이 아버지로부터 이후 장문의 감사 문자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이씨는 지난 2일 동대문경찰서로부터 ‘선한 시민상’을 받았다.  
 
이처럼 매일 같이 지역을 샅샅이 돌아다니는 택배기사들의 업무 능력을 살려 서울지방경찰청은 CJ대한통운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CJ대한통운 소속 택배기사들은 배달 중 지역 독거노인, 아동 등 사회 취약계층 생활을 파악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 활동을 하게 된다. 배달지에 이상 징후 발견 시 즉각적 신고와 교통 공익 신고 등 범죄예방 활동에도 나선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