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대구가 30억원을 들여 본격적인 ‘더위사냥’에 나선다. 오는 20일부터 활동을 시작하는 ‘대구시 폭염 TF팀’을 중심으로 해서다. 먼저 올해 처음 준비한 폭염 대비책은 ‘쿨페이브먼트’다. 도로 표면에 열 축적을 방지하는 특수 도료 등으로 도로를 덧칠하는 폭염 대비책이다. 도로 표면 온도를 10도 이상 낮출 수 있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이달 중으로 시청 앞 도로와 주차장, 달서구 신당네거리 동편 5개 차로에 쿨페이브먼트를 시공할 예정이다.
대구시 ‘폭염 TF팀’ 이달 가동
도로·지붕 온도 낮추는 도료 시공
물 분사 쿨링포그 9곳 추가로 설치
도심 교차로 40곳엔 그늘텐트 세워
물병·부채·물수건 등 나눠주기도
지난해 도심 주요 교차로에 30여개가 등장해 화제가 됐던 ‘몽골식’ 텐트는 올해 설치하지 않는다. 강풍 등으로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있다는 국민권익위원회 권고에 따라서다. 대신 ‘그늘막 쉼터’ 가 그 자리에 쳐진다. 대구시는 높이 3.5m, 폭 5m짜리 고정형 파라솔 개념인 커다란 그늘막 40여개를 도심 곳곳에 친다. 관광객이나 시민들이 도로 한편에 세워진 그늘막에서 잠시 더위를 피하며 횡단보도 신호 등을 기다릴 수 있다. 일종의 간이 폭염 대피소로 그늘막 안은 외부 온도보다 섭씨 10도 정도 낮다. 한번에 80여명이 들어가 폭염을 피할 수 있는 ‘그늘 텐트’도 동구 불로시장 어울림극장 앞에 처음 설치된다.
올해도 ‘물병 작전’을 편다. 대구시는 2013년 여름부터 시민들에게 폭염특보 발효 때마다 시원한 물이 담긴 물병을 나눠주고 있다. 봉사자들이 냉동 탑차에 물병을 싣고 다니면서다. 공원이나 도시철도 역사, 도심 주요 교차로 부근에 탑차를 세워두고 시민들에게 물을 건넨다. 물병은 일반적인 생수병과 같이 생겼다. 다만 기업에서 만드는 생수가 아니라 대구시가 만든 달구벌 맑은 물이란 이름의 병입 수돗물이다. 지난해엔 6월부터 8월까지 16만7200병을 시민에게 전달했다.
3000여개의 부채도 나눴다. ‘쿨스카프’로 불리는 물수건도 지난해처럼 올해도 나눈다. 쪽방 거주주민 등 저소득층에게 물수건을 전한다. 도심 물놀이장도 연다. 북구 함지공원, 동구 신암근린공원, 수성구 수성근린공원, 서구 이현공원 등 11곳이나 된다. 지난해 북구 산격동 산격대교 아래 잔디광장(8500여㎡)에 만든 야영장도 올해 운영한다.
대구 만촌네거리~계명대역 사이 9.1㎞에 도심 바닥 온도를 낮추는 클린로드 시스템도 가동한다. 2013년부터 가동 중인 대구의 클린로드는 도로 바닥에 물을 수시로 뿌려주는 폭염 대비 장치다. 도로 자체의 온도를 20도 이상 낮춘다. 도시철도 역사 대합실 60여곳은 이번 여름 폭염대피소로 깜짝 변신한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