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관상 허름하고 평범한 이 창고를 모사드는 2년 가까이 감시하다가 지난 1월 어느 날 밤 특수 작전요원들을 투입해 급습했다. 이를 통해 0.5t 무게의 기밀 문건 및 자료 원본을 확보하고 곧바로 이스라엘로 옮겼다. 총 5만5000쪽에 이르는 문서와 CD(콤팩트디스크) 183장 등은 일명 ‘프로젝트 아마드’라는 이란의 비밀 핵무기 프로그램에 관련된 것들이었다고 네타냐후는 밝혔다.
‘이란 비밀 핵개발 계획’ 입수 전말
제재 해제된 2016년 초 창고 포착
2년간 감시하다 올 1월 작전 돌입
코헨 국장이 트럼프에 전모 보고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에 적발된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 ‘프로젝트 아마드’가 ▶핵무기 디자인 ▶핵물질(nuclear core) 생산 ▶기폭장치를 포함한 핵 설비 완성 ▶핵실험 준비 ▶핵무기와 타 미사일의 통합 등의 내용으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이를 입증할 만한 문서·도표·발표자료·청사진·사진·비디오 등을 다수 확인했고 이를 미국과도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네타냐후의 발표가 사실이라면 이란은 수도 한복판에서 벌어진 모사드의 작전에 꼼짝 없이 당했다는 얘기가 된다. 이란 당국의 감시 속에서 모사드가 0.5t이나 되는 서류 일체를 어떤 형태로 감쪽같이 이스라엘로 방출할 수 있었는지도 미스터리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기관’으로 불리는 모사드는 이스라엘 국경 밖에서 전 세계를 상대로 벌이는 정보 수집과 암살·납치, 역정보 흘리기 등 공작활동을 담당한다. 특히 공작 후 아무런 증거를 남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2년 이란의 저명한 핵과학자 모스타파 아마드 로샨이 차량 폭발 사고로 숨졌을 때도 이란 당국은 이를 암살로 규정하며 배후에 모사드와 미 중앙정보국(CIA)이 있다고 주장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2007년부터 5년간 총 5명의 이란 핵과학자가 의문의 사건·사고로 숨졌다.
지난달 말레이시아에서 로켓 전문가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부가 암살됐을 때도 하마스는 사건의 배후로 모사드를 지목했다.
강혜란·조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