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윗을 통해 “여러 나라가 회담 장소로 고려되고 있지만 남북한 경계의 평화의집, 자유의집이 제3국보다 더 대표성 있고 중요하며 지속가능한 장소이겠는가”라며 “한번 물어보는 것”이라며 판문점 회담 가능성을 처음 거론했다. 그런 뒤 이날 오후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과의 기자회견에서 판문점 북미 회담이 “전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싱가포르를 포함해 여러 나라를 살펴보고 있지만, 비무장지대(DMZ) 평화의집과 자유의집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며 “판문점에는 내가 흥미롭게 생각하는 뭔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건 당신이 실제로 그곳에 있기 때문에 일이 잘 풀리면 제3국이 아닌 판문점 현장에서 성대한 축하행사를 하게 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회담이 성공할 경우 한반도 분단의 상징적 장소인 판문점에서 회담 장소로 했을 경우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 “내가 오늘 아이디어를 공개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에게 (28일 정상통화에서) 얘기했고 문 대통령을 통해 북한과도 연락했다”고도 말했다. 북한과 판문점 회담 가능성에 대해 의사 타진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문·김 도보다리 독대서 협의 가능성
청 "새로운 평화 이정표 세울 장소"
트럼프 판문점 북쪽 방문 이벤트나,
남·북·미 3자 평화협정 회담도 가능
CNN방송은 정통한 한국 관리를 인용해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판문점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의 최적의 장소임을 설득했다"며 "김 위원장도 판문점 회담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판문점엔 27일 남북회담으로 미디어 시설·장비가 갖춰져 있고 김 위원장 이동에 가장 적합해 개최 가능성이 높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DMZ를 넘어 판문점 북쪽 구역을 여행하는 역사적 기회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판문점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에 1일 "득실의 개념보다는 판문점이 분단의 가장 상징적 의미가 있는 장소 아니겠느냐”라며 “분댠의 의미를 녹여내고 새로운 평화의 이정표를 세우는 장소로 판문점이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판문점 회담 가능성뿐만 아니라 회담 성공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을 밝혔다. 그는 “좋은 소식은 모두가 우리를 원하고 있다는 점과 거대한 이벤트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잠시 전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미국은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없애고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좋고 긍정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나게 하는 데 더 근접했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에 대해서도 “김정은은 지금까지 매우 개방적이고 솔직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의 대형 핵실험장을 폐쇄하겠다고 얘기하고 연구를 중단하고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실험도 중단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린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봐야 하고 ‘누가 알겠느냐’는 말을 자주 하곤 하지만, 많은 일이 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상회담은 있을 것”이라며 “그들은 매우 많이 회담을 원하고 있고, 우리도 확실히 회담이 열리는 걸 보고 싶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회담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핵무기를 없애는 데 성공하지 못한다면 회담장을 정중하게 떠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