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계열의 어두운 양복 바지 끝단 아래로 드러난 그의 양말에는 빨강, 파랑, 노랑 등 알록달록한 책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미 CBS뉴스 등에 따르면 이 양말은 존 크로닌(22)이라는 청년 양말 사업가가 선물한 것이다. 부시는 그에게 직접 연락해 장례식에 신고 갈 양말을 부탁했다고 한다.
빨강·파랑·노랑 알록달록 책 그림
생전 바버라의 문맹퇴치활동 기려
20대 다운증후군 사업가의 선물
부시 전 대통령은 평소 존을 ‘친구’라고 불렀다. 지난 3월 세계 다운증후군의 날에는 존이 선물한 ‘슈퍼 히어로’ 양말을 신고 인증샷을 찍어 트위터에 올렸다.
부시가 장례식에서 신은 책 양말은 600켤레 이상 팔렸다. 존은 이 수익금 전액을 바버라 부시 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부시는 독특한 양말 코디로 유명하다. 스스로를 ‘양말 맨(socks man)’이라고 부를 정도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시는 “예쁜 양말을 좋아한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바버라 부시 여사는 생전 대중 앞에서 그가 “‘괴상하고 특이한 양말’을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식축구 팀 휴스턴 텍슨스의 치어리더 단과 만날 때는 성조기가 그려진 양말이 눈길을 끌었다. 89번째 생일에 대변인실을 통해 공개된 사진에서 그는 슈퍼맨 로고가 찍힌 양말을 신은 채 골프장 카트를 타고 있었다.
당시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색동 양말을 신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고,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 스티븐 해들리 전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 등도 화려한 양말을 맞춰 신고 그의 생일을 축하했다.
부시는 아내의 장례식 이튿날 혈액 감염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부시 일가의 대변인 짐 맥그래스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부시 전 대통령이 일정을 다시 시작하기를 고대한다”면서 “5월 중 (미국 북동부의)메인 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