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두드러기가 났나요."(의사)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났어요."(환자)
"혹시 사진 찍은 거 있으신가요."(의사)
"(휴대폰을 꺼내서 보여주며) 팔이나 목, 심할 땐 얼굴까지 올라와요."(환자)
"최근 언제 나빠졌나요."(의사)
"작년 12월에 눈이 엄청 부어서 두드러기가 의심되더라구요. 요즘은 거의 매일 나요."(환자)
김씨도 두통약이나 감기약과 알레르기 약을 같이 먹어도 되는지, 약의 다른 부작용이 없는지 등의 궁금한 점을 질문한다. 이렇게 15분이 훌쩍 지났다. 강 교수는 "현재로서는 만성 두드러기가 있는 것 같다. 특별히 악화될 인자는 없다"며 "검사해도 원인을 찾기 어려우니 꾸준히 약을 먹고 경과를 지켜보자"고 결론을 내린다.
서울대병원이 지난해 시행한 15분 심층진료가 효과를 내고 있다. 환자 만족도가 높은데다 불필요한 검사가 줄면서 진료비도 20% 이상 적게 든다. 서울대병원 권용진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은 30일 15분 진료 성과를 공개했다. 15분 진료에는 내과·소아정형외과·소아심장·신경외과·피부과 등 13명의 교수가 참여한다. 이 병원은 지난해 10~12월 15분 진료 환자 274명과 같은 의사의 3분 진료 140명을 비교했다.
강 교수는 이날 환자의 질병의 원인과 배경, 상태, 향후 전망 등을 종합 진단하기 위해 저인망식 문진을 했다. 강 교수는 "15분 진료를 안 했으면 분명히 알레르기 검사를 추가로 했을 것"이라며 "3분 동안 진찰하면 불안하다"고 말했다.
15분 진료는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는 순기능을 한다. 물론 꼭 필요한 CT(컴퓨터단층촬영) 등의 영상 검사나 처방약은 늘 수도 있다. 그래도 15분 진료 환자의 평균 진료비는 22만520원으로 3분 진료(24만2860원)보다 9.2% 적다. 이 중 3대 중증질환(암·뇌혈관·희귀난치병)만 비교하면 22% 적다.
보건복지부는 7월 정형외과·산부인과 등 10개 외과계열 동네의원을 시작으로 의원급 '10분 진료'를 시범적으로 시행한다. 소이증 수술, 고위험 임신, 태아기형 등의 환자가 대상이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정종훈 기자 sssh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