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물품 중엔 댓글 조작 사건 수사와 관련된 서류뿐 아니라 이혼 소장과 통장 등 김씨의 개인적인 물품들도 포함되어 있다.
변호인 의견서·경공모 운영자료 등
이혼 소장까지 훔쳐…“의도 궁금”
A씨 오늘 검찰에 기소 의견 송치
구속된 A(48)씨는 느릅나무 출판사가 입주한 건물 3층의 인테리어 업체 대표다.
그는 지난 21일 오전 8시 29분쯤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에 침입해 양주 등 물품 수십 점을 훔쳐 달아나는 과정에서 신고자를 폭행한 혐의(강도상해)를 받는다. A씨는 앞서 18일 자정에도 한 종편 언론사 수습기자와 함께 출판사에 무단으로 들어가는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사무실을 무단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드루킹 김씨 측이 최근 경찰로부터 전달받은 A씨의 절도 물품 내역에 따르면 당시 A씨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임직원들의 근로계약서ㆍ내부 보고서 ㆍ메모 등 경공모 운영과 관련된 서류들을 다수 가져갔다. 네이버 댓글 조작 사건 수사과정에서 김씨 변호인이 제출하기 위해 작성한 의견서도 포함되어 있었다.
A씨는 김씨의 이혼 소장과 경공모 회원들의 통장, 우편물 등 개인적 서류들도 챙겼다. 김씨 측은 “자신에게 필요도 없는 물건을 A씨가 왜 가져갔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이밖에 A씨는 양주 2병ㆍ라면ㆍ홍삼 등 식료품과 양말ㆍ가방ㆍ전자기기 등 각종 생활용품을 주로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범죄 장소에 제3자가 침입해 증거가 될 수 있는 물품을 ‘싹쓸이’하다시피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찰의 범죄 현장 보존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다만 파주 경찰서 관계자는 “A씨의 절도 행각과 드루킹 김씨와는 큰 상관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시 큰 바구니에 물건들을 보이는 대로 담았으며 어떤 서류들인지 내용은 잘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찰은 A씨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송치했다. A씨와 함께 사무실에 무단 침입한 언론사 기자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중이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