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부터 패션 흐름을 주도해오고 중국인 관광객까지 몰리면서 ‘제2의 명동’으로 불렸던 이화여대 인근 거리가 임대료 상승으로 소규모 상점들이 짐을 싸고 있다. 이화여대 주변은 지난해 서울시내에서 임대료가 가장 많이 상승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6년 대비 19.5% 올라 종각역(38.4%)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26일 인근 거리를 확인해 본 결과 이화여대 정문과 2호선 이대역 사이 길을 제외한 골목길에 곳곳에 빈 상점이 눈에 띄었다. 상인 박모(61)씨는 “임대문의를 알리는 안내문을 6개월 째 붙여놓은 상점도 있지만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2016년 대비 지난해 임대료 19.5% 올라
임대료 인상 5년 제한 조건으로
최대 3000만원 리모델링 지원
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들을 위해 상가임대차 상담센터와 분쟁조정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화여대 인근 상인인 장철원(61)씨는 “옷 가게에서 티셔츠 한 벌을 사더라도 영수증으로 인근 공영 주차장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데 상인들이 나서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선용(51)씨는 “단체 관광객이 편히 들어 올 수 있도록 인근 공원을 대형 버스 주차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전 한국유통학회장)은 “요우커(遊客) 열풍이 불자 임대료를 올리는 바람에 소규모 자영업자가 쫓겨나면서 이화여대 상권 특색을 잃어버렸다”며 “상가 주인들이 협의체를 꾸려 임대료를 낮추고 지자체와 함께 고유의 색깔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