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사장단 청와대 초청 오찬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의 경험이 있다. 2007년 10·4 정상회담 때 회담준비위원장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판이하게 다르다”며 “당시는 9·19 공동성명, 2·13 합의 등 북핵 합의가 된 상황이었고 아무 부담없이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상황만 합의하면 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지금은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어떤 합의부터 우리가 먼저 시작해야 하는, 그리고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으로 이어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제재를 넘어서서 남북이 따로 합의할 내용도 크게 많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이 언론사 사장단에 밝힌 결론은 “남북대화가 잘 되는 것만 가지고 남북관계를 풀 수 없는 상황”이었다.
“2007년 10·4회담 때와 상황 달라
남북대화만으로 남북관계 못 풀어”
종전선언 '비핵화' 평화협정 구상
한반도 상황 반전 트럼프에 공 돌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총론적 합의보다 비핵화 이행 과정이 더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이 문제(비핵화)는 보수든 진보든 생각이 다를 바 없다”며 “‘디테일의 악마’를 넘어서는 게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다들 염려하시는 바와 같이 과연 그 목표(비핵화)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시켜 나갈 것인지, 이 방안들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 상황을 극적으로 바꾸는 데 역할을 했다는 칭찬을 빼놓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고도화돼 전쟁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며 “우리가 주도적으로 원하는 상황을 만들어 내려는 노력이 상황을 반전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핵화를 전제한 대화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절대적 지지와 격려가 극적인 반전을 이뤄내는 결정적인 힘”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교준 중앙일보 대표이사 겸 발행인, 김수길 JTBC 대표이사 등 언론사 사장 46명이 참석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대통령이 사장단을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2000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언론은 정부의 동반자”라고 말했다.
채병건 기자 mfemc@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