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지명자가 3월 31일~4월 1일 트럼프 대통령 특사로 비밀리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났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AP=연합뉴스]
트럼프 "폼페이오 지난주 방북, 김정은 만나" 확인
김정은, 美 특사 만난 후 쑹타오 불러 미·중 균형
트럼프, 스캔들 돌파 위해 북핵 합의 리더십 절실
이어 기자들이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대화를 했느냐”고 묻자 “(그 부분은) 조금 부족한 채로 남겨두겠다”며 “최고위급”이라고만 반복했다. 워싱턴포스트가 두 명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폼페이오 지명자의 특사 방북을 보도한 뒤에야 새라 샌더스 대변인을 통해 “행정부가 최고위급 대화를 했다는 것이지, 내가 직접 함께 한 건 아니다”고 밝혔다.
트럼프 "5곳 중 장소 곧 발표", 스위스·스웨덴·몽골 중립국 검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 장소를 아직 선정하진 않았지만 가능성 있는 5개 후보지를 정했다”며 “곧 알려주겠다”고도 말했다. 회담 장소 발표가 임박했다는 뜻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ㆍ미간 스위스 제네바와 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지역의 여러 곳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주장해온 평양과 베이징, 서울과 판문점은 검토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히면서다. 이에 스웨덴ㆍ몽골 등 유럽과 아시아 중립국을 주로 검토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3월 25일~27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을 만난 직후 폼페이오를 평양으로 직접 부른 것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 국면에서 ‘키플레이어’ 역할을 보여준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폼페이오를 만난 후 다시 쑹타오 중국 대외연락부장을 평양으로 불러 의도적으로 미ㆍ중간 균형을 조정하는 모습까지 보여서다.
북한과 1.5트랙 대화를 벌여온 수전 디마지오 뉴욕 뉴 아메리카 연구소 국장은 트윗에서 “김 위원장의 직접 역할은 충격적”이라며 “게임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적이고 생산적인 협상을 위한 준비작업에 가장 좋은 건 직접 대면해서 하는 준비회담”이라며 “폼페이오 방북으로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북한 비핵화 빅딜을 성사시켜 정치적 리더십을 입증하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국내에서 전직 포르노 배우와성 추문 스캔들이 커지고 있는 데다 제임스 코미 전 중앙수사국장(FBI)까지 "사법방해 증거가 있다"고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김정은의 주도권 경쟁이 북·미 정상회담의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