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일손 부족을 겪는 미국에서 기업들이 ‘청소년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 일하는 10대(16~19세)의 비율이 1990년대 이후 처음 늘면서 지난달 30.7%를 기록했다.
WSJ "노동력 부족 탓 일하는 10대 늘어"
의회서도 관련 규제 완화 움직임
노동수급 빠듯…일하는 10대 늘어
낮은 실업률 탓에 10대에까지 고용주들이 손을 뻗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현재 실업률은 4.1%로 17년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사실상 완전 고용 상태다. 신규 인력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이례적으로 재소자와 범죄 전력자 등도 적극 고용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뉴욕타임스)는 보도도 있었다.
10대 실업률(12개월 평균)은 3월 기준 13.9%로 2001년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고등학생이 가장 일을 많이 하는 달인 지난해 7월엔 16~19세의 실업률이 13.3%까지 하락했다. 베트남전 당시인 1969년 이후 같은 기간 대비 최저치다.
“컴퓨터 기술 뛰어나 유리” 측면도
1990년대만 해도 잔디 깎기나 베이비 시터 등이 10대의 전형적 일자리였다. 그러나 미국 인구 통계국(Census Bureau)에 따르면 헬스 서비스나 컴퓨터·데이터 처리 분야 등서 일하는 10대가 20년 전과 비교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적은 인건비로 고용 효과?
최근 3년간 학업도 일도 하지 않는 상태의 16~24세를 5만명가량 채용한 스타벅스의 존 켈리 수석 부사장은 “청소년은 직장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 이직률을 낮춘다”며 “신입 직원 교육비를 절감해 고객 서비스를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10대 채용 위해 규제 완화도
입사에 필요한 최소 연령을 낮추고 경력 조건도 바꾸는 추세다. 미국 최대 제조업체인 제너럴일렉트릭(GE) 항공 사업부의 경우 숙련된 학생을 선임 직원으로 채용하기 위해 요구 경력 사항 중 하나로 고교 기술훈련을 고려하고 있다. 일부 회사는 일하면서 스포츠나 기타 활동을 자유로이 할 수 있도록 유연한 근무 시간을 내걸거나 줄리안 콘월의 사례처럼 구미를 당기는 조건을 제시하기도 한다.
미 의회와 각 주(州)에선 관련 규제를 풀고 있다. 상원에서는 고교 기술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을 겨냥해 중장비 기계를 작동할 수 있는 연령을 18세에서 17세로 낮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미네소타주에서는 미성년자가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개정하고, 뉴햄프셔주에서는 16~17세 청소년의 근로 시간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