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투수 워렌 스판(1921~2003)이 남긴 말이다. 류현진(31·LA 다저스)이 시즌 세 번째 등판에서 스판의 말을 실현하면서 시즌 두 번째 승리를 따냈다. 류현진은 17일(한국시각)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6이닝 3피안타(1피홈런)·9탈삼진·1사사구·2실점 했다. 다저스가 10-3으로 이기면서 류현진은 지난 11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6이닝 무실점)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됐다. 평균자책점은 2.79에서 2.87로 약간 올라갔다. 9탈삼진은 류현진의 올 시즌 최다기록이다.
류현진, 샌디에이고전 6이닝 2실점
시즌 최다인 9탈삼진으로 2승 신고
면도날 제구력 자랑 … 타선도 폭발
자연스럽게 류현진은 지난해부터 컷패스트볼(커터), 투심패스트볼, 커브 등으로 구종을 늘렸다. 시즌 첫 등판(3일 애리조나전)에서 류현진의 선택은 실패로 돌아갔다. 새롭게 장착한 공이 마음먹은 코스로 들어가지 않았다. 게다가 기존의 주무기였던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도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클랜드전부터 류현진은 전략을 수정했다. 변화구를 기다리는 상대에게 힘 있는 직구를 던져 타이밍을 빼앗았다.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과 류현진은 볼끝 움직임이 좋은 커터와 낙폭 큰 커브로 타자의 시선을 끈 뒤, 결정구로는 직구를 활용했다. 올해 등판한 세 경기 중 샌디에이고전의 직구 비율이 53.8%(50개)로 가장 높았다.
제구도 잘 됐다. 93개 투구 중 스트라이크 57개, 볼 36개로 비율도 좋았다. 몸맞는공이 1개 나왔지만, 볼넷도 없었다. 2회 말 크리스티안 비야누에바에게 투런포를 내준 커터가 조금 가운데로 몰렸을 뿐, 공 대부분이 스트라이크와 볼의 ‘경계선’에 걸쳤다. 커브도 앞선 두 경기보다 위력적이었다. 프랜치 코데로가 첫 타석에서 유인구인 커브에 속는 걸 본 뒤, 두 번째 타석에서는 커브를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던져 요리했다.
다저스 타선도 모처럼 터졌다. 간판타자 저스틴 터너가 부상으로 빠진 다저스는 전날까지 경기당 평균 3.1점을 내는 데 그쳤다. 내셔널리그 15개 팀 중 13위. 그러나 이날 경기에선 달랐다. 그랜달이 2회 1타점 2루타를 날려 선제점을 뽑아줬다. 1-2로 역전당하자 3회에는 맷 켐프의 3점 홈런을 터뜨리는 등 5점을 뽑아 6-2로 승부를 다시 뒤집었다. 9회엔 그랜달이 승부에 쐐기를 박는 만루포를 터트렸다. 다저스의 두 자릿수 득점은 올 시즌 15경기 만에 처음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