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금요일, 서울 종로구의 한 극장에서 만난 한용헌(72)씨는 영화를 기다리며 이같이 말했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그날, 바다>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은 그는 "참사 이후 단식하는 유족들 앞에서 치킨을 먹거나, '지겹다. 그만해라' 말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 사회 공동체 의식이 무너졌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4년이 지났다. 시민들은 노란색 리본, 팔찌, 배지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희생자를 추모하고 세월호를 기억한다.
장명성(25)씨는 4년 전, 군대 훈련소에서 세월호 소식을 들었다. 장씨는 "4월 1일 입대한 뒤 5월 8일 수료했는데 군에서 전투복에 노란 리본을 달아줬다. 알고 보니 충격적인 사건이었다"며 "당시 훈련소 동기 중엔 희생자 유가족도 있었다. 무력한 개인이지만 참사가 반복되면 안 된다는 생각해 지금까지 팔찌를 차고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 배지를 달고 있는 장유민(17)양은 "세월호는 내게 '두려움'이다. 나도 저렇게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무서웠지만 잊지 않기 위해 기억하고 있다"며 "지난해까지는 반 친구들 절반이 배지나 리본을 달고 있었는데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고 전했다.
대학생 장명교(20)씨는 몸에 타투를 새겼다. 잊지 않기 위해서다. 장씨는 "대학교를 안산지역으로 진학하면서 희생자 아픔이 남 일 같지 않게 느껴졌다. 슬픔을 함께 나누고자 노란 리본을 팔에 새겼다"고 했다.
경남 창원에서 타투샵을 운영하는 오윤석(35)씨는 세월호 참사 4주기 맞아 일주일간 원하는 사람들에게 노란 리본 타투를 무료로 그려주고 있다. 그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상처라는 점에서 타투와 세월호는 공통점이 있다"며 "끝나지 않은 진실 규명과 미수습자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