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의 가장 쓸데없는 걱정은?”
시즌 개막 전 '전력 약화' 예상 무색
이달 초 8연승, 14승4패 단독 선두
린드블럼·후랭코프·이용찬 3승씩
김강률 부상 빠진 사이 함덕주 3S
'장거리포' 김재환·오재일 맹활약
"부상 선수 돌아오면 더 무서워져"
“올해도 ‘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 아닌가?”
두산은 14승4패로 단독 1위를 질주 중이다. 지난 3일 잠실 LG전부터 13일 고척 넥센전까지 8연승, 단숨에 1위로 치고 올라섰다. 14일 넥센에 1점 차(6-7 패)로 졌지만, 15일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넥센을 3-2로 꺾고 승수 쌓기를 재개했다. 두산은 2015, 16년 우승, 지난해 준우승 등 매년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개막 전, 두산의 전력은 지난해 대비 ‘마이너스’ 평가를 받았다.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교체했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KT) 대신 롯데에서 뛰던 조쉬 린드블럼(31)을 데려왔다.
역시나 두산 걱정은 ‘기우’였다. 우승 후보들이 줄줄이 미끄러지는 상황이라 두산의 고공행진은 더욱 돋보인다. 지난 시즌 통합 우승한 KIA는 최근 4연패로 6위(8승9패)까지 떨어졌다. 2014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NC는 최근 9연패로 8위(8승11패)까지 곤두박질쳤다. 지난 시즌 3위 롯데는 지난달 28일부터 19일째 최하위(5승12패)에 머물고 있다.
두산은 올해 ‘신(新) 판타스틱4’를 구축했다. 두산은 2016년 니퍼트(22승)·마이클 보우덴(18승)·장원준(15승)·유희관(15승) 등 15승 이상 선발투수 네 명을 배출했다. 이들이 ‘원조 판타스틱4’다. 지난 시즌 보우덴의 부진(3승5패)으로 해체됐던 ‘판타스틱4’가 올해는 한층 업그레이드돼 돌아왔다.
또 한 명의 3승 투수는 마무리에서 선발로 변신한 이용찬(29)이다. 2012년 10월을 끝으로 선발 등판 기록이 없었던 이용찬은, 스프링캠프에서 선발투수로 변신하기 위해 남들보다 더 많은 땀을 흘렸다. 낙차 큰 포크볼을 앞세워 3경기에 나와 모두 승리했다. 이용찬은 옆구리 부상으로 지난 1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심한 부상이 아닌 것으로 나와 휴식 후 선발 복귀 예정이다.
다만 ‘원조 판타스틱4’였던 유희관과 장원준이 좀 부진하다. 유희관은 3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 중이다. 유희관은 “아직 시즌 초반이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원준은 4경기에 나와 1승1패, 평균자책점 10.61로 더 좋지 않다. 김태형 감독은 “장원준 볼은 힘이 없다.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가다 보면 원래 잘했던 상태로 돌아갈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유희관과 장원준까지 살아난다면, ‘판타스틱4’를 넘어 ‘판타스틱5’도 가능하다.
불펜도 씩씩하게 잘 던지고 있다. 지난해 9승으로 ‘깜짝’ 활약했던 함덕주(23)가 불펜에서 박치국(20), 곽빈(19), 김강률(30) 등과 호투하고 있다. 마무리 김강률은 5세이브지만, 지난 12일 어깨 근육 피로 누적으로 1군에서 빠졌다. 그런 상황에서 함덕주가 15일 넥센전에서 3-2로 앞선 9회 말에 나와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시즌 3세이브째다.
안경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두산은 아직 전력이 100%가 아니다. 부진과 부상 선수들이 있는데도 다른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 완전한 전력을 갖추면 더 무서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KBO리그는 15일 미세먼지로 취소된 광주(롯데-KIA) 경기를 뺀 4경기에 5만3436명의 관중이 입장해, 92경기 만에 100만 관중(104만9803명)을 돌파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