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개 직업체험 한 곳에…꿈 설계 돕는 충북진로교육원
학생들은 증거수집 도구를 활용해 지문과 발자국을 채취하고 현장 사진을 찍었다. 연승은(48·여) 유전자감식 담당 강사는 “범인이 주택에 침입해 거실에 있는 컴퓨터에서 중요 산업정보를 빼낸 사건 현장을 묘사한 곳”이라며 “과학수사 경찰관 역할을 맡은 학생들이 증거물을 채취하면 유전자 감식팀이 지문을 분석해 범인을 특정하는 체험을 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증거분석 수업은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퍼즐 맞추기 게임으로 진행됐다. 수십 개의 퍼즐로 이뤄진 두 사람의 휴대폰 메시지 대화를 완성해 범행 과정을 추리하는 방식이다. 고명주(14·남성중 2년)양은 “강력 사건 범인을 붙잡는 형사도 멋있지만, 관찰력과 분석력이 요구되는 과학수사 경찰관에 평소 관심이 많았다”며 “과학 수사요원 체험과 함께 진학 방법에 관해 설명을 들으니 꿈에 한 발 더 다가간 기분”이라고 말했다.
청주 구도심에 남겨진 옛 학교 부지가 학생들의 직업체험관으로 탈바꿈했다. 충북교육청은 옛 주성중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지난해 9월 충북진로교육원을 설립했다. 3층 3개동, 연면적 9000여㎡ 규모로 하루 최대 260여 명까지 체험이 가능하다. 체험마을은 직업군에 따라 보건의료·항공우주·로봇기술·인문과학·문화예술 등 9개로 분류했다. 진로상담실은 별도 운영되고 있다.
옛 주성중 건물 리모델링…인문과학·로봇기술 등 체험마을 조성
체험마을은 직업 환경을 비슷하게 재현했다. 뮤지컬배우와 공연 기획자를 체험하는 문화예술마을엔 실제 공연장과 비슷한 무대와 의상실, 분장실, 연습실을 갖췄다. 디자인마을에서는 현직 사진 작가와 직접 사진을 찍을 수 있고, 패션쇼 런웨이도 있다. 간단한 옷을 디자인하고 패턴을 만드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로봇기술마을은 로봇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는 간단한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로봇 구동체험을 할 수 있다.
방송영상마을에는 라디오·방송뉴스 제작 등을 체험할 수 있게 뉴스 스튜디오와 고가의 방송 카메라가 있다. 뉴스 원고를 읽고 자신의 모습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강사 김도건(32)씨는 “학생들이 직접 뉴스를 제작하면서 아나운서와 기자 뿐만 아니라 카메라·엔지니어·작가·프로듀서 등 평소 눈으로 보지 못했던 직업에 대해 관심을 갖기도 한다”고 말했다.
"진로 설계 도움됐다" 만족도 높아…체험관 매년 2곳씩 교체
충북진로교육원은 개원 후 충북지역 학생 3만300여 명이 다녀갔다. 김기탁 충북진로교육원장은 “단순한 직업체험에서 그치지 않고 지역 기업과 연계해 실제 현장에서 체험할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며 “직업 트랜드에 맞춰 매년 체험관 2곳을 교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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