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하프는 비싸고 크다?=일본의 나오코 요시노는 “하프를 시작할 땐 작은 중고차값 정도가 든다”고 했다. 17세에 이스라엘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스타 하피스트로 떠오른 요시노는 “바이올린 등 현악기에 비하면 쉽게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곽정은 “하피스트들은 하프가 바이올린 활의 털 몇 가닥 값 정도라고 농담을 한다”고 했다. 하프는 수 백 가지 사이즈로 제작된다. 미국의 하피스트 마리아 루이자 레이안은 “4~5세 아이들도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를 고르면 된다. 어른들도 작은 사이즈로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다”고 했다.
하프에 대한 오해와 진실
크다? 사이즈는 천차만별
약하다? 크고 강한 소리
하프는 현을 뜯어서 소리를 낸다. 소리 자체가 작고 울림이 약하다고 알려졌지만, 연주자들은 곡과 연주자의 기량에 따라 하프의 힘은 천차만별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의 하피스트 엘리자베스 하이넨은 “18세기 작곡가들의 작품을 파워풀한 연주자가 해석하는 것을 들으면 하프에 대한 편견이 깨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하프의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는 작곡가와 최근의 남성 하피스트가 늘고 있다.
③ 하프는 단순하고 심심하다?=하프는 47개 줄로 이뤄져 있다. 줄은 모두 온음, 즉 피아노의 흰건반 소리를 낸다. 검은 건반, 즉 반음 역할을 하는 것은 7개의 페달이다. 하프는 19세기 들어 악기 자체가 발전했다. 페달이 3개에서 7개로 늘어난 것도 이때다. 이후로 모든 조(調)의 곡을 연주할 수 있게 됐다. 이후 기교적으로 뛰어난 연주자들도 탄생했다. 독일의 플로렌스 시트럭은 “19세기의 엘리아스 패리시 알바스(1808~49)는 하프의 파가니니로 불렸다”고 전했다.
④ 하프는 소수의 악기다?=이번 대한민국 국제 하프 콩쿠르 참가자 중 최연소는 2008년생이었다. 중국·홍콩·싱가포르 참가자들도 만 10세 학생들이 많았다. 미국 인디애나 음대 교수인 플로렌스 시트럭은 “아시아의 어린 학생들이 하프를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인디애나 음대는 전세계 대학 중 하프 전공 학생 수가 가장 많다. 20세기의 하프 강국은 프랑스였다. 프랑스의 앙리에드 르니에, 마르셀 그랑자니, 카를로스 살제도가 대가로 손꼽혔다. 곽정은 “주도권이 러시아에서 미국을 지나 아시아로 넘어오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번 콩쿠르에서도 중국의 이브 렁(10, 주니어 부문), 신위에 장(15, 유스 부문)이 1위에 올랐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