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의 지난해 아파트 전·월세 거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보증금을 뺀 월세액만 500만원 이상인 아파트는 총 140건으로 집계됐다. 2016년(57건)의 2.5배 수준이다.
지난해 전·월세 거래 자료 분석
외국인 임원이나 연예인 추정
시세보다 비싸 불법 증여 의심도
지난해 월세 거래 상위 10개 단지
고액 월세를 지불하는 이들은 누구일까. 전문가들은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의 외국인 임원과 연예인 등을 꼽는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외국인 임원은 기업 본사가 주거비용을 지원해주고, 연예인은 소속사 지원으로 고액 월세를 내며 산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집을 사는 대신 월세로 지불하는 게 익숙하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또 “주식이나 펀드 등에 목돈을 투자하고 거주는 월세로 하는 자산가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편법 증여가 의심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59㎡(24층)의 경우 지난해 6월 보증금 1억5000만원, 월세 1300만원에 거래됐다. 당시 같은 주택형이 월 160만~170만원 선(보증금 1억원 기준)에 거래된 것과 큰 차이가 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상적인 거래가 아닌 것 같다”며 “부모가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자녀에게 월세 형태로 거액을 건네줬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고가 월세 아파트 거래는 다소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전세 물건이 넘쳐나고 있어 수요자들이 값비싼 월세 찾기를 꺼리고 가격도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